마케팅! 늘 접하는 말이지만 막상 꼬집어 물으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는 사람들이 '판매와 마케팅을 계속 혼동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브랜드 자산 및 브랜드 전략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데이비드 아커도 자신이 거장으로 인정받는 이유에 대해 "나는 항상 배우고 연습하기를 좋아한다"고 답한다.

비즈니스 전문작가인 로라 마주르와 루엘라 마일즈는 마케팅 거장들이 왜 다른 경제경영분야보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마케팅을 연구하며 인생을 바치게 되었는지,마케팅을 연구하는 동안 어떤 신념을 지녔는지,이론을 세운 배경은 무엇인지 알고 싶어 '마케팅 거장에게 오늘을 묻다-12인 석학에게 직접 듣는 경영과 마케팅,인생 이야기'(로라 마주르·루엘라 마일즈 지음,김민주·송희령 옮김,비즈니스맵)를 썼다고 밝혔다.

이 책에서 12인의 마케팅 석학인 거장들에게 주어진 인터뷰의 주제는 '전문가의 길''오늘날의 마케팅에 대한 평가''인생철학'이다.

책은 제법 두텁다.

그럼에도 단숨에 읽힌다.

옮긴이의 내공이 출중해 번역의 맛을 잘 살렸기 때문이다.

주요 내용을 빨간색으로 처리한 세심함과 영어 본문은 독서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가장 큰 장점은 만만치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읽을거리가 많아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강의를 듣는 기분이다.

예컨대 미국기업과 일본기업의 차이점(66쪽),미국 뉴저지주에 본사를 둔 커머스뱅크(Commerce Bank)의 성공 사례(106쪽)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적 비전을 제시한 마케팅 전문가 레지스 맥케나와 만나면 국내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그가 말한 로지스틱스는 소자본 창업자의 적자생존을 위한 필수요소다.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효율적으로 제공해 주는 것 또한 훌륭한 마케팅'(136쪽)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

필립 코틀러의 지적처럼 '복잡한 유통채널'을 '무시'하면 시장화에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마케팅이다.

특히 고객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는 요즘 창업시장의 환경을 감안할 때 '원투원 고객관리'의 대명사로 통하는 돈 페퍼스&마사 로저스의 조언은 꼭 명심할 필요가 있다.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는' 창업자는 바로 '고객이 인생을 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옳다는 뜻의 한자 바를 정(正)을 파자하면 하늘을 의미하는 일(一)자 밑에 채널 고정을 의미하는 그칠 지(止)가 들어있다.

하늘은 고객이다.

고객에게 중심을 두면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밖에 없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꺼이 '귀'를 열어두고,고객 입장에서 행동하고,고객의 문제를 도와주는 손으로 업을 닦고 덕을 쌓을 필요가 있다.

기업(企業)의 기(企)는 '고객의 걱정을 그치게 만드는 마케팅의 힘'을 상징한다.

그걸 12인의 마케팅 거장들은 한결같이 강조하고 있다.

410쪽,1만5000원.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 ylmfa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