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와 경제 협력에 있어 아프리카는 아직 한국에 불모지나 다름없다.

우리나라는 아프리카 53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만 상주 공관이 있는 나라는 이집트 리비아 등 16개국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경쟁 상대국인 중국과 일본은 훨씬 앞서 있다.

중국은 45개국,일본은 24개국에 공관을 운영 중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적다 보니 이 지역에서 들여 오는 자원 비중도 미미한 상태다.

한국의 아프리카 원유 의존도는 5% 정도로 중동(78%),아시아(14%)에 비해 턱없이 낮다.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도 낮다.

아프리카와의 상품 교역액(2005년 기준)은 91억50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상품 교역액의 1.7%에 그치고 있다.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도 2.3%로 중국(6%),일본(3.5%)에 비해 뒤진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무역협회는 아직 아프리카를 담당하는 부서가 없으며,KOTRA도 올 상반기에야 본부 내에 지역 담당부문을 신설했다.

그러나 최근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각국의 내정이 안정되면서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는 한국 업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지역에 대한 직접투자(투자액 기준)는 2000년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해 2억달러를 돌파했다.

올 8월에는 한국 말레이시아 콩고 민간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CMK컨소시엄이 콩고 정부와 철도 부설과 자원 개발에 대한 기본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부도 9월 중순 관계 부처로 구성된 '자원 조사단'을 구성,가봉 콩고 등에 첫 파견하는 등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알제리 등 경제성장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신흥 소비층도 형성돼 삼성 휴대폰과 LG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소비시장으로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KOTRA 아프리카팀의 김은성 차장은 "원유 등 천연자원 확보가 시급해지면서 아프리카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자원 매장량이 풍부하고 경제성장 잠재력이 높은 나이지리아 알제리 앙골라 등이 투자 유망하다"고 밝혔다.

서부 아프리카 최대국인 나이지리아는 면적이 한반도의 4.3배이며,1억4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국가다.

하루 평균 250만배럴의 원유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세계 7위의 산유국이자 세계 10위의 천연가스 자원 대국이다.

올 5월 출범한 민선 2기 정부의 야라두아 신임 대통령은 인프라 확충,농업 및 제조업 육성,원유가스 및 광물자원 개발 등을 위해 경제개혁 및 개방에 적극 나섰다.

일부 한국 대기업들은 자원 개발과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에 대한 대 나이지리아 투자를 추진 중이다.

중소형 기계류,플랜트 건설과 전력송전 및 관련 통신기기 등도 수출 유망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알제리는 2003년 이후 평균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정도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650억달러를 돌파했다.

과거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과 주로 교역을 해왔으나 최근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권 국가와의 교역이 증가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