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 교수(56)가 2009년 1학기동안 연세대 강단에 선다.

노벨상 수상자가 장기간 국내에 머무르며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연세대는 5년안에 국내 최고 경제학부로 재도약하기 위해 매스킨 교수와 같은 세계 정상급 교수를 확보하는 '스타 교수 유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향후 5년간 매학기마다 경제학 분야의 세계 석학을 연세대 겸임교수로 초빙해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서나 들을 수 있는 강의를 제공한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연세대는 우선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 프린스턴대 석좌교수와 현재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드루 후덴버그 교수(50),계량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피터 슈미트 미시간대 교수(59) 등과 최근 겸임교수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중 가장 연세대 강단에 서는 사람은 후덴버그 교수다.

그는 내년 1학기 수업을 맡는다.

뒤를 이어 슈미트 교수가 2학기에 바통을 이어받는다.

매스킨 교수는 후덴버그 교수보다 1년 뒤인 2009년 1학기에 연세대 학생들을 만난다.

에릭 매스킨 교수는 '매커니즘 디자인(mechanism design)'이란 게임이론을 개척한 선구자다.

그의 이론은 정부가 아무리 훌륭한 정책을 세워도 소비자들이 자신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따르지 않으면 예정과 다른 엉뚱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 아직 존재하지 않은 이 분야를 독학으로 연구,박사논문을 써 ‘게임이론’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후덴버그 교수는 매스킨 교수의 제자로 ‘진화적 학습게임’이라는 이론으로 사회현상을 해석하는데 공헌했다.

피터 슈미트 교수는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결정적인지 파악,정책결정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로 유명하다.

해외 석학들을 초빙하는 작업은 지날 8월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20여명의 석학들을 대상으로 개별 접촉을 벌인 후 3명과의 계약이 최종 확정됐다.

매스킨 교수의 경우 연세대행이 확정된 이후 노벨경제학상 수상이 결정됐다.

연세대 입장에서는 행운도 따랐던 셈이다.

매스킨 교수와 후덴버그 교수는 연세대 교수들의 인맥을 통해 섭외한 인물이다.

슈미트 교수의 경우 자녀없이 해외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인물.한국에서의 교수생활을 해보기를 희망해 연세대와 연결됐다.

해외석학 섭외 프로젝트의 1등 공신은 성백남 학장과 한순구 교수다.

성 학장은 SK에서 석좌 교수기금을 유치하는 역할을 했고,한 교수는 하버드 박사과정에서 지도교수였던 매스킨 교수를 설득하는 작업을 했다.

연세대는 이번 세계 정상급 교수 영입이 우수학생 유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의 강연을 국내에서 들을 기회는 흔치 않다”며 “젊은 경제학도들에게 세계적 꿈과 영적 자극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수사회에 미칠 '충격요법'은 또다른 기대효과다.

50대가 되면 연구의 속도를 늦추는 한국 교수사회에 60대에 가까운 나이에도 10분을 쪼개서 공부하는 석학의 모습은 큰 자극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정창영 연세대 총장은 "이번 세계 스타 교수진 확보전략을 통해 연세대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2020년까지 세계 50위권안에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