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온라인 펀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오프라인 펀드에 비해 보수 차이가 미미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판매사들이 이익 감소를 우려해 자산운용사에 인터넷 펀드의 보수를 낮추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펀드 유통체계를 선진화하려는 금융감독원의 적극적인 권유로 자산운용사들은 신규 펀드를 설정할 때 보수가 저렴한 온라인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선보인 대부분 온라인 상품들의 연 보수는 오프라인 상품에 비해 0.2%포인트 정도 저렴한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으로 1000만원을 펀드에 투자했을 때 오프라인과 비교하면 연간 수수료 절감 효과가 2만원 안팎에 불과한 셈이다.

일례로 최근 출시된 PCA투신운용의 'PCA중국주식자투자신탁'의 경우 일반 오프라인 펀드의 총보수는 연 2.77%지만 온라인 상품은 2.49%로 보수 차이가 0.28%포인트에 그치고 있다.

또 삼성투신운용의 '삼성그레이트차이나주식종류형자1'펀드는 오프라인 총보수가 2.86%이고 온라인 보수는 2.67%여서 차이가 0.19%포인트에 불과하다.

'한국월드와이드그레이터차이나주식1'의 경우 온라인 상품이 오프라인보다 0.285%포인트 저렴하고 '피닉스턴어라운드주식1'의 보수 차이도 0.2%포인트에 그치고 있다.

온라인 판매의 경우 지점이나 영업직원 운용에 따른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1.5% 안팎인 판매 보수가 훨씬 저렴해야 함에도 이처럼 오프라인 펀드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판매사의 압력 때문이라고 실토했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인터넷 상품을 만들라고 해서 억지로 만들고 있지만 기존 판매사들이 보수를 낮추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며 "금감원도 무섭지만 판매사가 훨씬 더 무섭기 때문에 인터넷 상품을 만드는 '시늉'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은행 등 판매사들도 "일반 고객이 펀드 상담은 은행에서 받고 가입은 온라인에서 한다면 판매사만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가 대중화하면서 고객이 투자 대상 펀드를 직접 선정하고 영업점에서 가입 절차만 밟는 경우도 많은데 판매사들은 이런 고객에게도 매년 꼬박꼬박 거액의 보수를 챙겨가고 있다"며 "판매사들이 펀드 유통망을 무기로 사실상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상길 제로인 전무는 "업계의 소극적 대응으로 인해 온라인 펀드 설정액은 약 3000억원에 불과하다"며 "온라인 유통체계 확충을 통해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투자비용을 낮춰 펀드 투자를 활성화하자는 정책 목표 달성은 아직 요원하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