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3대 복병] 중국發 인플레 … 수입가격 1년새 40% 폭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산업계 전반에 중국발(發) 인플레이션 '비상'이 걸렸다.
저가 생필품을 대량 생산,한국 등에 수출하면서 물가 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했던 중국이 치솟는 인플레로 인해 도리어 물가 불안의 진원지로 표변한 것.글로벌 경제에 저가 상품을 공급하면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인플레 수출국가'로 급반전하면서 한국에 불똥을 튀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소비자물가가 6.5%로 1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까지 폭등한 데 이어 9월에도 6.2%를 기록,작년 평균(1.5%)의 네 배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를 연간 3%로 묶겠다던 중국 정부의 공언은 이미 부도수표를 낸 상황이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국내 경제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선박 등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후판과 핵심 건축 기자재인 철근 등의 가격은 연초에 비해 40% 가까이 급등,관련 산업에 연쇄적인 가격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물가 상승의 타격을 가장 심각하게 받고 있는 곳은 가정.주방용품 및 의류 등을 주로 중국에서 조달,낮은 가격에 판매해 온 대형 마트들이다.
중국 수입상품의 가격이 1년 새 최고 40% 이상 폭등함에 따라 일부 판매 가격에 그대로 반영했거나 조만간 후속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생필품의 상당 부분을 대형 마트에서 구입하고 있는 가계의 장바구니 물가에 거대한 폭풍이 몰려오고 있는 셈이다.
◆고삐 풀린 중국발(發) 가격 급등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해외소싱팀은 요즘 중국 의류 수출업체들과 가격 협상을 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외소싱팀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 절상,수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률 하락,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분을 합치면 최소 10%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게 중국 업체들의 주장"이라며 "업체마다 10∼15%가량 납품 단가 인상을 요구해 절충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들여오는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해피바이 국자'는 지난해 말 2800원에서 이달 초 3980원으로 공급 가격이 42% 올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철강류의 국제 시세가 급등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연초 1.5달러였던 PL(자체 브랜드) 스테인리스 주전자는 이달 들어 2달러에 들여오고 있고 냄비 역시 3달러에서 4달러로 33% 뛰었다"며 "아직까지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계속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한계 상황 직전까지 이르렀다는 얘기다.
하광옥 이마트 상품본부장은 "원유 등 원자재 값 상승에다 중국 정부가 인건비를 계속 올리려 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지금 창고에 들어와 있는 것은 괜찮은데 새롭게 발주할 물건들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마트들이 직접 중국에서 들여오는 상품의 매출 비중은 6% 안팎에 불과하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생산해 대형 마트에 공급하는 상품까지 감안하면 중국발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방글라데시 이어 북한까지,'수입처 다변화' 비상
상황이 이렇자 대형 마트마다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하 본부장은 "의류는 주로 칭다오 등 중국 연안 쪽에서 수입하다가 내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북한산도 면바지류를 중심으로 샘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남포 쪽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중국산보다 20%가량 싸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마트는 아웃소싱 전문업체들을 통해 인도와 베트남 등에 대한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역시 아직 소량이긴 하지만 올초부터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통해 타월류를 들여오기 시작했다.
홈플러스 해외소싱팀 관계자는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그룹의 아웃소싱 노하우를 십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외에 다른 국가로 수입처를 돌리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류의 경우 단추 등 부속품부터 디자인까지 전.후방 산업이 집적돼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류시설이 제대로 안 갖춰진 국가의 기업들과 거래할 경우 납기일을 못 맞추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의 해외 소싱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각각 중국 상하이에 22명,5명의 아웃소싱 전문 인력을 파견해놨을 뿐 다른 국가에 대해선 제대로 된 시장조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저가 생필품을 대량 생산,한국 등에 수출하면서 물가 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했던 중국이 치솟는 인플레로 인해 도리어 물가 불안의 진원지로 표변한 것.글로벌 경제에 저가 상품을 공급하면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인플레 수출국가'로 급반전하면서 한국에 불똥을 튀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소비자물가가 6.5%로 1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까지 폭등한 데 이어 9월에도 6.2%를 기록,작년 평균(1.5%)의 네 배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를 연간 3%로 묶겠다던 중국 정부의 공언은 이미 부도수표를 낸 상황이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국내 경제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선박 등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후판과 핵심 건축 기자재인 철근 등의 가격은 연초에 비해 40% 가까이 급등,관련 산업에 연쇄적인 가격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물가 상승의 타격을 가장 심각하게 받고 있는 곳은 가정.주방용품 및 의류 등을 주로 중국에서 조달,낮은 가격에 판매해 온 대형 마트들이다.
중국 수입상품의 가격이 1년 새 최고 40% 이상 폭등함에 따라 일부 판매 가격에 그대로 반영했거나 조만간 후속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생필품의 상당 부분을 대형 마트에서 구입하고 있는 가계의 장바구니 물가에 거대한 폭풍이 몰려오고 있는 셈이다.
◆고삐 풀린 중국발(發) 가격 급등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해외소싱팀은 요즘 중국 의류 수출업체들과 가격 협상을 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외소싱팀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 절상,수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률 하락,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분을 합치면 최소 10%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게 중국 업체들의 주장"이라며 "업체마다 10∼15%가량 납품 단가 인상을 요구해 절충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들여오는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해피바이 국자'는 지난해 말 2800원에서 이달 초 3980원으로 공급 가격이 42% 올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철강류의 국제 시세가 급등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연초 1.5달러였던 PL(자체 브랜드) 스테인리스 주전자는 이달 들어 2달러에 들여오고 있고 냄비 역시 3달러에서 4달러로 33% 뛰었다"며 "아직까지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계속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한계 상황 직전까지 이르렀다는 얘기다.
하광옥 이마트 상품본부장은 "원유 등 원자재 값 상승에다 중국 정부가 인건비를 계속 올리려 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지금 창고에 들어와 있는 것은 괜찮은데 새롭게 발주할 물건들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마트들이 직접 중국에서 들여오는 상품의 매출 비중은 6% 안팎에 불과하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생산해 대형 마트에 공급하는 상품까지 감안하면 중국발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방글라데시 이어 북한까지,'수입처 다변화' 비상
상황이 이렇자 대형 마트마다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하 본부장은 "의류는 주로 칭다오 등 중국 연안 쪽에서 수입하다가 내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북한산도 면바지류를 중심으로 샘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남포 쪽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중국산보다 20%가량 싸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마트는 아웃소싱 전문업체들을 통해 인도와 베트남 등에 대한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역시 아직 소량이긴 하지만 올초부터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통해 타월류를 들여오기 시작했다.
홈플러스 해외소싱팀 관계자는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그룹의 아웃소싱 노하우를 십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외에 다른 국가로 수입처를 돌리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류의 경우 단추 등 부속품부터 디자인까지 전.후방 산업이 집적돼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류시설이 제대로 안 갖춰진 국가의 기업들과 거래할 경우 납기일을 못 맞추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의 해외 소싱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각각 중국 상하이에 22명,5명의 아웃소싱 전문 인력을 파견해놨을 뿐 다른 국가에 대해선 제대로 된 시장조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