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PL 공습' 열흘 … 매출 실적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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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쇼핑객들은 최근 열흘간 CJ의 '햇반'보다 이마트 PL(private labelㆍ유통업체 자체 브랜드) 상품인 '왕후의 밥'을 2.6배,'코카콜라'보다 '이마트 콜라'를 2.4배 더 많이 사간 것으로 나타났다.
1위 아성이 무너진 업체가 속출한 것이다.
국내 최대의 유통망을 자랑하는 이마트가 3000여종의 새로운 PL을 선보인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의 조사 결과다.
CJ 등 제조업체들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폄하하면서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라운드는 이마트의 '완승'
이마트는 지난 18일 'NB(national brandㆍ제조업체 브랜드)와 품질은 동급이면서도 가격은 NB 대비 최대 40%가량 저렴하다'며 PL 신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28일 이마트가 발표한 주요 품목별 PL과 NB 간의 매출 비교 결과는 열흘간의 격전이 이마트의 압승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14개 주요 생필품에 대한 조사에서 1위 아성을 지킨 NB는 '농심 신라면'과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믹스','남양 요구르트''서울우유' 등 4개에 불과했다.
'이마트 한스푼'(세제)이 1만2833개로 애경의 '퍼펙트 하나로'보다 8.3배 많이 팔린 것을 비롯해 '이마트 태양초 고추장'은 '순창 찰고추장'을 3.5배 차로 따돌렸다.
'이마트 봉평 샘물'도 '제주 삼다수'를 제쳤으며 섬유유연제 화장지 딸기잼 등에서도 소비자들은 이마트 PL을 선호했다.
◆진열대 핵심구역을 PL로 채운 게 NB에 직격탄
이마트 PL의 '연착륙'에 대해 전문가들은 PL이 핵심 매대를 장악한 데다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크게 낮춘 때문으로 풀이했다.
우선 눈에 잘 띄는 핵심 매대를 이마트 PL로 가득 채운 것이 NB 상품에 직격탄을 날렸다.
즉석밥 코너의 경우 18일 이전만 해도 CJ햇반이 통로쪽 핵심 매대에 진열돼 있었으나 '이마트 왕후의 밥'이 나오자 뒤켠으로 밀려났다.
'이마트 순창고추장'은 매장에 들어가면 바로 볼 수 있는 복도쪽에 단독 진열대를 갖고 있을 정도다.
반면 농심 신라면은 '이마트 맛으로 승부하는 라면'과 나란히 진열된 덕에 1위 아성을 지킬 수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라면은 판매량 자체가 많아 이마트로서도 농심 신라면을 뒤로 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PL의 압승은 이마트 주장대로 가격은 낮춘 대신 품질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롯데마트나 홈플러스와 달리 시장 1위라는 지위를 활용해 PL을 만들 때 각 분야에서 적어도 매출 3위 안에 드는 제조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맺는다"고 말했다.
'왕후의 밥'만 해도 생산 기술력에서 CJ에 뒤질 게 없는 동원F&B가 제조했고,'이마트 콜라'역시 해태음료가 캐나다 업체로부터 코카콜라와 동급의 원액을 들여와 만들고 있다.
◆소비제품 구조조정 빨라지나
제조업체들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식품 제조사들의 연합체인 식품공업협회는 이달 말까지 이마트 PL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인 뒤 대응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마트에 PL을 공급 중인 한 대형 제조사 관계자는 "보유 중인 브랜드 중에서 파워가 약한 것이나 저가류는 일부 마진을 포기하고서라도 이마트 PL로 돌리고,프리미엄급 제품 개발에 더 무게를 둬야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PL의 공세로 기존 NB제품들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시기 문제일 뿐"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열흘간의 조사로는 대세를 가늠하기 힘들다"며 "이마트 PL에 대한 재구매율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J관계자는 "이마트가 언제까지 불공정한 매대 진열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며 "공정한 게임만 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다시 품질이 우수한 NB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1위 아성이 무너진 업체가 속출한 것이다.
국내 최대의 유통망을 자랑하는 이마트가 3000여종의 새로운 PL을 선보인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의 조사 결과다.
CJ 등 제조업체들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폄하하면서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라운드는 이마트의 '완승'
이마트는 지난 18일 'NB(national brandㆍ제조업체 브랜드)와 품질은 동급이면서도 가격은 NB 대비 최대 40%가량 저렴하다'며 PL 신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28일 이마트가 발표한 주요 품목별 PL과 NB 간의 매출 비교 결과는 열흘간의 격전이 이마트의 압승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14개 주요 생필품에 대한 조사에서 1위 아성을 지킨 NB는 '농심 신라면'과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믹스','남양 요구르트''서울우유' 등 4개에 불과했다.
'이마트 한스푼'(세제)이 1만2833개로 애경의 '퍼펙트 하나로'보다 8.3배 많이 팔린 것을 비롯해 '이마트 태양초 고추장'은 '순창 찰고추장'을 3.5배 차로 따돌렸다.
'이마트 봉평 샘물'도 '제주 삼다수'를 제쳤으며 섬유유연제 화장지 딸기잼 등에서도 소비자들은 이마트 PL을 선호했다.
◆진열대 핵심구역을 PL로 채운 게 NB에 직격탄
이마트 PL의 '연착륙'에 대해 전문가들은 PL이 핵심 매대를 장악한 데다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크게 낮춘 때문으로 풀이했다.
우선 눈에 잘 띄는 핵심 매대를 이마트 PL로 가득 채운 것이 NB 상품에 직격탄을 날렸다.
즉석밥 코너의 경우 18일 이전만 해도 CJ햇반이 통로쪽 핵심 매대에 진열돼 있었으나 '이마트 왕후의 밥'이 나오자 뒤켠으로 밀려났다.
'이마트 순창고추장'은 매장에 들어가면 바로 볼 수 있는 복도쪽에 단독 진열대를 갖고 있을 정도다.
반면 농심 신라면은 '이마트 맛으로 승부하는 라면'과 나란히 진열된 덕에 1위 아성을 지킬 수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라면은 판매량 자체가 많아 이마트로서도 농심 신라면을 뒤로 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PL의 압승은 이마트 주장대로 가격은 낮춘 대신 품질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롯데마트나 홈플러스와 달리 시장 1위라는 지위를 활용해 PL을 만들 때 각 분야에서 적어도 매출 3위 안에 드는 제조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맺는다"고 말했다.
'왕후의 밥'만 해도 생산 기술력에서 CJ에 뒤질 게 없는 동원F&B가 제조했고,'이마트 콜라'역시 해태음료가 캐나다 업체로부터 코카콜라와 동급의 원액을 들여와 만들고 있다.
◆소비제품 구조조정 빨라지나
제조업체들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식품 제조사들의 연합체인 식품공업협회는 이달 말까지 이마트 PL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인 뒤 대응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마트에 PL을 공급 중인 한 대형 제조사 관계자는 "보유 중인 브랜드 중에서 파워가 약한 것이나 저가류는 일부 마진을 포기하고서라도 이마트 PL로 돌리고,프리미엄급 제품 개발에 더 무게를 둬야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PL의 공세로 기존 NB제품들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시기 문제일 뿐"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열흘간의 조사로는 대세를 가늠하기 힘들다"며 "이마트 PL에 대한 재구매율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J관계자는 "이마트가 언제까지 불공정한 매대 진열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며 "공정한 게임만 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다시 품질이 우수한 NB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