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온라인 스포츠게임 시장을 다시 공략한다.

족구 탁구 볼링 등 다양한 스포츠게임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과거 스포츠게임은 대부분 재미가 없거나 다른 게임을 베낀 '미투(me-too) 상품'이어서 실패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시장 최대 성수기인 겨울방학을 앞두고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출시 예정인 온라인 스포츠게임은 10여개에 달한다.

2∼3년 전에 비해 게임 수도 많아졌고 종목도 다양하다.

전통적인 선호 종목인 축구게임 외에 족구 탁구 볼링 등 친숙한 게임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다이빙이나 제트스키와 같이 독특한 장르도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족구 게임 '공박'이다.

이 게임은 레드덕이 개발해 엔트리브소프트가 곧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족구가 온라인게임으로 나오긴 처음이다.

액토즈소프트는 탁구게임 '엑스업'을 중국시장에 먼저 내놓았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탁구가 국기인 중국에서 붐을 일으킨 뒤 한국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엑스업은 가녀린 여성 캐릭터가 라켓을 휘두르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위너원은 이달 초 섹시 레이싱게임 '제트레이서'를 공개했다.

비키니 차림의 여성 캐릭터가 해변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물살을 가르는 엔터테인먼트 게임이다.

인포렉스는 지난달부터 볼링 온라인게임 '16파운즈'를 서비스 중이다.

스트라이크에 성공하면 공과 핀의 통쾌한 타격음과 함께 함성소리가 터진다.

인라인스케이트를 소재로 한 '스트리트기어즈'와 최초의 스카이다이빙 게임 '라카산'도 주목할 만하다.

한때 과열 경쟁이 벌어졌던 테니스와 축구게임도 다시 나왔다.

테니스게임 '골드슬램'과 축구게임 '피파온라인2' 등이다.

이처럼 스포츠게임이 많아지고 다양해 진 것은 온라인게임의 주류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보다 개발 비용과 시간이 덜 드는 데다 게이머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스포츠게임은 경쟁,짧은 플레이 시간,쉬운 규칙 등 캐주얼게임의 필수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설명했다.

스포츠게임의 전망에 대해선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한때 게임업체가 모두 스포츠게임에 몰려들어 시장이 '레드오션'화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축구 특수를 겨냥해 대여섯개의 축구 게임이 쏟아졌으나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장르는 온라인게임보다는 비디오게임에 더 적합하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나온 스포츠 온라인게임은 종목도 다양해지고 게임으로서 재미도 쏠쏠해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