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M&A에 성공했거나 과거 인수한 회사와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배지헌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으로 M&A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두산 효성 STX그룹 등 최근 M&A에 나선 기업들의 경우 시대의 흐름에 맞는 바람직한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STX조선 등 신사업 기대감
지난주 세계 2위의 크루즈선사인 아커야즈 지분 39.2%를 8억달러에 인수한 STX그룹주들은 지난주 STX와 STX조선 STX팬오션 등이 일제히 신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STX엔진을 포함,상장 4개사 시가총액은 지난 주말 22조1437억원으로 한 주 사이에 3조8094억원(20.7%)이나 증가했다.강영일 한국증권 연구원은 "STX그룹은 아커야즈 인수로 조선뿐 아니라 엔진 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계열사인 트라이브랜즈를 통해 명지건설을 인수함으로써 건설업에 본격 진출하게 된 대한전선도 최근 전 고점을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전선이 건설사 인수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화될 그룹 내부의 건설업에서 나올 이익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을 수 있고 건설업과 전선업의 시너지 효과까지 예상돼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지난 12일 7만7000원의 고점을 찍은 후 6만2000원까지 조정을 받았던 대한전선은 명지건설 인수 발표 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 밖에 24일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인수를 마무리지은 LG생활건강도 최근 4일 연속 상승하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경일건업과 영남레미콘을 합병한 동양메이저도 하락세에서 급반등했다.
◆두산중공업 등 시너지 관심
최근 스타주로 부상한 두산중공업은 작년 말 인수한 미쓰이밥콕(현 두산밥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옥효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이 석탄화력 분야 엔지니어링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쓰이밥콕 인수를 통해 기자재 공급 업체에서 GE나 알스톰 같은 글로벌 발전 메이커로 도약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는 장기 성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두산중공업은 작년 말 4만원대에서 최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 16만원대로 급등했다.
또 최근 미국 장비업체 잉거솔랜드의 소형 장비 부문을 인수키로 한 두산인프라코어도 주가가 박스권을 돌파하며 4만원대로 뛰어올랐다.이 같은 계열사 주가 급등에 지주회사인 두산도 연일 신고가 기록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동양제철화학도 M&A에 따른 시너지효과로 올해 56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동양제철화학은 작년 소디프신소재 인수를 통해 태양전지의 주원료인 폴리실리콘 사업에 필요한 모든 공정을 갖춘 후 올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것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
배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0년 이상 영업해온 비금융 회사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외환위기 이전 14%대에서 최근 수년간 5% 이하로 떨어졌다"며 "성장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풍부한 현금을 무기로 적극적인 M&A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