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각 경제연구소 등은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의 유가 급등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경우 5% 성장을 낙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여건이 좀처럼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자 내년 경제 전망을 수정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성장률을 5%로 전망하면서 유가를 배럴당 연평균 75달러 내외로,원화 가치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했다.

역시 내년 성장률을 5%로 예상한 LG경제연구원도 내년 두바이유 전망치를 배럴당 73~74달러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 26일 두바이유 가격은 82.6달러를 기록해 이들 연구소의 전망치를 이미 6~7달러 상회하고 있다.

내년까지 두바이유 가격이 현재의 상승 추세를 유지해 연평균 85달러 수준이 되면 경제연구소들이 전망한 75달러보다 유가는 연평균 13% 정도 오르는 셈이다.

한국은행의 거시계량경제모형에 따르면 유가가 1% 상승하면 국내총생산은 0.02%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유가가 13% 상승하면 GDP는 당초 예상보다 0.26%포인트 줄어들게 된다.

유가 상승 효과를 반영하면 각 경제연구소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5~5.1%에서 4.7~8%가량으로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환율 하락까지 더해지면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아져야 한다.

한국은행 모형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GDP는 연간 0.6~0.7%포인트 떨어진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유가가 근본적으로 수급 균형이 깨져 조그만 외부 충격에도 급등하고 있는 데다 달러 약세 추세도 구조적으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