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Madam) 프레지던트 시대'가 활짝 열렸다.

여성 대통령의 역사는 페르난데스 차기 대통령을 배출한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됐다.

1974년 후안 페론 대통령의 세 번째 부인인 이사벨 페론 부통령이 남편이 사망한 뒤 대통령직을 물려받았다.

페론은 집권 21개월 만에 쿠데타로 쫓겨났다. 그 후 대통령이나 총리직엔 '금녀(禁女)의 벽'이 존재했지만 영국의 마거릿 대처가 1979년 총리에 당선돼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만들며 영국의 노동개혁을 주도했다. 곧이어 아이슬란드의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 대통령(1980년 취임),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1986년 취임)이 정권을 잡았지만 여성 대통령은 상징적인 존재에 그쳤다.

금녀의 벽이 본격적으로 무너진 것은 1990년대부터.1990년 아일랜드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된 메리 로빈슨은 1997년 정권을 다시 여성인 메리 매컬리스 대통령에게 넘겨 2대에 걸친 여성 대통령이란 역사를 썼다.

뉴질랜드에서도 1999년 헬렌 클라크의 소속당이 총선에서 승리, 뉴질랜드 최초의 여성 총리인 제니 시플리로부터 총리직을 넘겨 받아 2대째 여성 총리란 기록을 세웠다.

1994년 스리랑카 대통령에 오른 찬드리카 쿠마라퉁가는 이미 1960년 세계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른 자신의 어머니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와 함께 모녀가 각각 총리와 대통령 직을 역임한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지난해부터 여성이 대권을 향해 약진하면서 5대륙이 여성 통수권자를 맞았다.

현재 최고 통수권자로 활약하고 있는 여성을 대륙별로 보면 △남미에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 자메이카의 포샤 심프슨밀러 총리 △유럽에 핀란드의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아일랜드의 메리 매컬리스 대통령,라트비아의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 대통령,스위스의 미슐린 칼미레이 대통령,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아시아권에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과 지난 7월에 인도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오른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 △아프리카에 라이베리아의 엘런 존슨설리프 대통령과 모잠비크의 루이자 디오구 총리 △오세아니아에 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 총리 등 10여명에 달한다.

6대륙 중 마지막으로 남은 북아메리카 미국에서도 연초 낸시 펠로시 의원이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직에 오르며 '마담 스피커'라는 호칭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뉴욕주)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질주하며 차기 대권을 잡을 태세고,남미의 대국인 브라질에서도 딜마 로우세피 정무장관이 룰라 대통령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됨에 따라 정치권에 부는 여풍(女風)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