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사회적 수준으로 볼 때 기업의 나눔 경영은 시대적 요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가 최근 이윤 창출과 나눔 경영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36곳을 선정해 지원키로 한 것은 국가의 균형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기권 노동부 고용정책심의관은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주로 취약 계층의 일자리를 도와주는 사회적 기업의 육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이제 정부 의존적인 사회적 일자리보다는 돈도 벌고 사회적 책무도 함께 수행하는 사회적 기업이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업 활동을 통해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3의 기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많은 기업들이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일시적인 기부나 후원,이벤트성 기여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회적 기업은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서 일자리도 창출하는 나눔 경영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기관에 대해 내년부터 월 인건비 78만8000원(전문 인력 120만원)과 4대 사회보험료 지원,법인세 소득세 등 세제 지원,1개 기관당 시설비 1500만원 융자 지원,공공기관 우선구매 등의 혜택을 줄 방침이다.

사회적 기업 선정에는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영업활동 수익,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 등이 고려됐다.

이 국장은 "앞으로 많은 사회적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각종 혜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내년에 170개 기관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될 수 있도록 갖가지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선 사회적 기업의 역사가 30년을 넘는다"며 "기업 스스로 사회적 공헌을 강조하는 측면도 있지만 더불어 함께 사는 공생의 문화가 발달해 있는 풍토가 나눔 경영을 확산시키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지난 6월 하버드대학 명예 졸업장을 받는 자리에서 "혜택받은 사람들이 사랑과 헌신으로 세상을 바꿔 보자"고 밝힌 것도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효시는 노벨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 빈민운동가 무하마드 유누스가 1976년 세운 그라민 뱅크로 알려져 있다.

유누스는 빈민층에게 자활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해 그라민 뱅크를 세워 소액대출 운동(마이크로크레디트)을 주도했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도 제2의 유누스 같은 기업들이 속속 등장해 사회의 윤활유가 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