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29일 당 화합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명박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당내 세력이 있다'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발언을 겨냥,"단합을 저해하는 작은 언사라도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최고위원이 재반박하면서 한나라당은 대선을 50일가량 앞두고 이회창 전 총재 출마설,'국감 향응'파문에다 지도부의 '집안싸움'까지 겹쳐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강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필승결의 대회에 후보를 모시고 다니고 있는데，우리가 많이 단합됐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러나 내 몸에 온기가 안 느껴진다.

경선 후유증이 남아，우리가 물리적으로 단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화학적으로는 아직도 융합이 안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 대표는 이와 함께 "말조심 해야 한다.

오늘 아침 이상한 기사도 나고 했는데，당 단합을 저해하는 작은 언사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당 대표선수는 이명박이다.

그런데 이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당내 세력이 있고，이들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의총 뒤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책상을 쳐가며 강 대표 등에게 직설적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최고위원을 그만둬도 좋다. 지금도 경선하는 줄 알아. 뭐하는 짓들이냐"며 "패 가르는 거냐. 가만 안둘거야. 두고 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 후보는 상황을 보고받고 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당 대표를 중심으로 화합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 주문한다"고 말했다.

'대표 중심'은 이 최고위원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볼 수 있다고 당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