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장기 소외를 딛고 반등에 나섰다.

실적개선 기대에 힘입어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은행들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이 하락 추세에 있어 본격적인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29일 은행업종지수는 3.53% 급등하며 나흘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종목별로는 이날 실적을 발표한 국민은행이 4.03% 오른 7만7400원을 기록했으며 신한지주가 6.62% 급등하며 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공격적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하나금융도 5.54% 오른 4만4750원으로 마감했으며 우리금융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도 1∼4%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거의 오르지 못해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평가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3분기 매출 5조2030억원에 영업이익 8849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74%,영업이익은 17.4% 증가한 것이다.순이익은 7749억원으로 3.98% 늘었다.영업이익은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인 1조310억원을 하회했지만 매출과 순이익은 전망치를 웃돌았다.

하나금융도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3조3359억원,39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70%,58.80% 급증했다.

이번 주 실적을 내놓는 다른 은행들도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내놓은 우리금융의 평균 매출 추정치는 4조7247억원,영업이익은 80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5%,5.0% 증가하고 신한지주도 매출 5조8200억원,영업이익 8768억원으로 각각 30.6%,71.9%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은행주 향방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 평가가 적지 않다.

구용욱 연구원은 "이익 증가율이 높지 않고 특별한 재료도 없어 상승은 다른 업종과 격차(갭)를 메우는 선에 그칠 것"이라며 "전고점 수준을 회복하는 이상의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최종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최근 주가 상승은 장기 소외를 회복하는 수준"이라며 "순이자 마진이 줄고 있고 펀드수수료 인하 등 악재도 우려돼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국민은행과 순이자마진이 좋아지고 있는 부산은행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