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IT) 미디어 기업인 미국 IDG(International Data Group)가 한국 IT 벤처에 2011년까지 1억달러(920억원)를 투자한다.

IDG의 국내 펀드 운용 컨설팅회사인 IDG벤처스코리아(대표 오덕환)는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국내 뉴 미디어 분야 IT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1억달러 규모의 'IDG벤처스코리아 펀드 1호'를 결성,본격 운용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IDG 본사가 전액 출자,해외(케이맨 제도)에 설립한 유한책임회사(LLC)형 역외(Off-Shore) 펀드로 IDG벤처스코리아가 운용을 맡는다.

오덕환 대표는 "이 펀드는 향후 4년 내 웹 2.0이나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 솔루션,디지털 콘텐츠 등에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25~30개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라며 "건당 평균 투자 규모는 30억~40억원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IDG는 IT 시장조사 회사인 IDC 운영과 '컴퓨터 월드' 등 300여종의 전문지 발행,'리눅스 월드' 등 연간 750회의 전시회 및 컨퍼런스 개최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세계적인 IT 미디어그룹으로 지난해 2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1992년 중국에서 벤처 투자를 시작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억달러 규모의 벤처 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IDG가 아시아에서 특정 국가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벤처 펀드를 조성한 것은 중국 인도 베트남에 이어 한국이 네 번째다.

오 대표는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내수 시장 규모가 작아 진출이 늦어졌으나 뉴 미디어 분야에서 가장 진보된 시장과 기술력을 보유해 전 세계의 IT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고 있는 데 주목했다"며 "IDG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한국에서 검증된 벤처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 펀드를 해외에 설립한 이유에 대해 그는 "국내에는 선진국 형인 LLC 벤처캐피털을 운용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해외 진출 기업에 투자하는 데도 국내 규제를 받지 않는 역외 펀드 형태가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