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고수익을 내면서 각광을 받았던 가치주펀드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가치주 펀드들의 단기 수익률은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기 수익률이 나쁘다보니 성장형펀드와의 장기 수익률 격차마저 점차 확대돼 일부 펀드에선 자금이 빠져나가는 추세다.

가치株 펀드 수난시대 … 상승장 불구 1개월 수익률 -1.9%
◆가치형 수난 이어져


가치주 펀드는 최근 상승장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2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가치형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9%,3개월 수익률은 -6.3%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성장형펀드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각각 4.1%와 2.7%로 대조적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성장형이 46.3%인 반면 가치형은 37.3%로 9%포인트나 벌어졌다.

국내 최대 가치주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5.7%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디스커버리' '미래에셋인디펜던스' 등 대표적인 성장형펀드의 수익률이 10%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중소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유리스몰뷰티주식C'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2.8%까지 떨어졌고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신영마라톤주식'은 -2.8%로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수익률이 나쁘다보니 자금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에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2조2200억원이 몰렸는데 이 중 77.8%인 1조7356억원이 성장형펀드로 유입됐다.

가치주펀드로는 고작 47억원이 들어왔을 뿐이다.

가치株 펀드 수난시대 … 상승장 불구 1개월 수익률 -1.9%

◆"장기적으론 평가받을 것"


주식시장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가치주펀드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PER(주가수익비율)가 높은 중국 관련주가 계속 오르는 반면 PER가 낮은 중소형주는 시장에서 소외를 받는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가치형과 성장형의 수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최근 중국 관련주의 PER는 대부분 20∼30배를 넘어선 반면 가치주의 PER는 10배 안팎에 머물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비정상적인 상황인 만큼 3∼6개월이 지나면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