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시장에 미국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로열티 비상이 걸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최근 자사 자바(J2ME) 기술을 사용 중인 KTF와의 재계약 협상에서 로열티를 2배로 인상하고 계약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썬의 요구가 문제인 것은 정부 정책상 국내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에는 반드시 자바를 탑재하게 돼 있어 이통사가 협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KTF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SK텔레콤LG텔레콤도 계약기간이 끝나면 썬과 재계약을 해야 하고 썬이 요구하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썬의 자바는 정부가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으로 정한 '위피'의 핵심 기술로 2005년 4월부터 모든 휴대폰에 의무적으로 탑재되고 있다.

위피는 휴대폰에서 PC 운영체제(OS)인 윈도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퀄컴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특허 로열티로 매년 수천억원이 해외로 빠져 나가는 상황에서 이제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썬 한 업체에 연간 수백억원대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KTF 관계자는 "썬이 재계약 협상 초기에 로열티를 2배 올리겠다고 해 모두가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다"며 "실제로 KTF는 썬의 자바 기술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도 위피 의무 탑재 이후 휴대폰 1대당 일정액의 로열티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F는 2004년 썬과 처음으로 계약했고 LG텔레콤과 SK텔레콤도 각각 2000년과 2001년부터 썬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썬의 로열티는 우리나라가 2000년 자바를 처음 도입한 이후 꾸준히 늘어났다.

도입 초기에는 자바 휴대폰 사용자에게만 로열티를 징수했지만 수년 전부터는 휴대폰 1대당 무조건 일정액을 지불하는 형태로 계약을 변경하며 사실상 로열티를 인상했다.

썬이 그동안 한국 업체로부터 받은 로열티는 휴대폰 1대당 200~400원 수준이며 연간 규모로는 100억원에 육박한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관계자는 "다른 휴대폰 소프트웨어 계약에 비춰볼 때 썬의 자바 로열티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