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VS 정동영 '너무 다른 경제관'] 鄭 "금산분리 계속 유지해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는 29일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기업 구조조정 기능과 자원배분 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고 금산분리 완화에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와의 간담회에서 "대기업들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얘기하는데 세계 100대 은행 중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한 경우는 7개에 불과하다.

금산분리 완화는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세계 100대 은행 중 기업이 보유한 은행이 몇 개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법으로 금지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라며 "금산분리를 강요하는 국가는 이탈리아 호주 등 일부 국가에 그치고 있어 금산 분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전경련은 이어 "미국의 경우 은행이 대형인 데다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금산분리의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한국은 금산분리를 수십년 동안 시행해 왔지만 우리은행만 정부 소유고 나머지 은행은 외국자본이 70% 이상 소유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후보와 전경련은 노사관계,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문제,규제완화 등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시각차를 드러냈다.

전경련은 노동시장 유연화와 불법 노동운동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요청했지만 정 후보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높여야 하지만 안정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노사관계는 법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

타협과 중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

정 후보는 또 "납품 단가를 깎는 것이 결국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지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우리가 너무 중소기업만을 보호하려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다만 "대기업이 지금보다 5배,10배 더 커지길 바란다"면서 "이를 위해 기업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있다면 정부가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날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관광청 설치와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서머타임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고,정 후보는 "좋은 제안"이라며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