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VIP 고객을 잡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갈수록 고급화하고 있다.

매출 상위 1%의 씀씀이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세종문화회관을 통째로 빌려 오페라 공연을 보여주는가 하면 VIP들만을 위한 대형 파티도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1일 VIP 고객 중 최상위급인 '트리니티' 및 '퍼스트 클럽' 회원 800명을 초청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 '가면무도회'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전체를 빌려서 진행하는 것으로 지난 7월 국립극장을 대관해 신세계 고객만을 위해 마련한 뮤지컬 '캣츠' 공연이 VIP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자 '후속작'을 준비한 것.

'예술 백화점'을 표방하고 있는 신세계답게 지난 3월엔 일본의 유명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공연을 보여줬고 7월,8월,11월에는 각각 첼리스트 정명화,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지휘자 정명훈을 초청해 공연을 열기도 했다.

애경백화점은 29일 구로동 본점에서 VIP 및 우수고객 2000여 명을 초청해 이브닝 파티를 열었다.

백화점 폐장시간을 1시간 앞당겨 오후 7시에 영업을 마친 뒤 매장을 파티장처럼 꾸며 행사를 진행한 것.칵테일 쇼,댄스팀 공연,현악 3중주 공연,마술쇼,카지노 이벤트,와인 시음회 등의 이벤트를 펼쳤다.

VIP만을 위한 할인 행사도 열었다.

또 추첨을 통해 파티 뒤 리무진으로 집까지 모셔다 주는 귀가 서비스,유기농 차 세트 등도 제공했다.

이처럼 백화점마다 VIP 잡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들의 매출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9월 상위 1%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집계한 결과 17.2%,19.4%,23.5%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 고객의 매출 비중도 2005년 40.6%에서 2006년 44.4%,올해 49.8%로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역시 작년 한해 매출 상위 20% 고객의 구매금액이 전체 매출의 73.0%를 차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