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최근의 유가 상승이 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 대한 동향과 전망을 보고받은 뒤 이같이 지시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와 관련,"국회 여론을 수렴 중이고,세입 관련 예산 부수 법안들을 처리해야 하니 국회 논의 과정을 거쳐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유가 대책 발표 시점에 대해 "예산 국회가 11월23일에 끝나기 때문에 국회 논의과정에서 정부 입장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월1일과 2일 재경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으니까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정부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특히 유류세 탄력세율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과 관련,"지난번 국회 답변에 해답이 들어 있다"고 답해,정치권이 합의할 경우 세수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류세 인하를 추진 중임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국제적으로 유가가 올라갔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사례는 없다"며 유류세 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여야가 합의하면 검토해볼 수는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산업자원부도 민간 부문 승용차 요일제,공공 부문 승용차 2부제,고효율 조명 대체 등 에너지 절약.효율화 대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유가가 얼마일 때를 위기 상황으로 진단해 이 같은 대책을 시행할 것인지는 정부가 고심 중이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권 부총리로부터 방미 결과를 보고받고 "국제 금융자본이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고 우리도 국제금융자본 체제에 편입한 만큼 국제금융의 쏠림 현상,헤지펀드의 투명성,리스크 관리 등에 대해 국제적 차원에서 방어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