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에르 타피 ESSEC총장 >

"10년,20년 전 모델을 복사해서 되겠습니까. 생각의 틀을 벗어나 창의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29일 서울 신림동 서울대에서 만난 피에르 타피 에섹(ESSEC) 총장은 '한국형 경영전문대학원(MBA)'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미국식 MBA만을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섹은 '대학 위의 대학'으로 불리는 프랑스 그랑제콜 가운데서도 상경계 분야 최고로 꼽히는 학교다.

올해로 설립 100주년을 맞았으며,타피 총장은 서울에서 열리는 100주년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섹을 올해 전 세계 MBA 가운데 7위로 평가하기도 했다.

타피 총장은 "우리(에섹)도 미국식 MBA를 많이 수용했고,최근 들어 외국인 학생이 점점 많아지면서 영어 수업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에섹만의,그리고 프랑스만의 차별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프랑스가 강점을 갖고 있는 철학,역사,수학적 바탕 위에 학생들이 전문 분야를 찾아 공부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풀타임(full-time) MBA'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파트타임(part-time) MBA'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을 위한 야간이나 주말 프로그램들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타피 총장은 "에섹에는 무려 250여 가지의 MBA 코스가 마련돼 있으며 이러한 다양성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도 따라오기 힘든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에섹은 학생들의 국제적 경험을 중요시해 의무적으로 해외에서 교환학생이나 이중학위 취득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