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날이다. 가수 이용의 노래가사처럼 '잊혀진 계절'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노래에서는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헤어진 10월의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지만 올 10월 증시는 사상최고치 돌파라는 성과를 남겨줬다.

10월 시장은 1900과 2000선을 넘나드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코스피 고점을 2070P로 높여놨다. 이만하면 '잊혀지지 않는 계절'이 될 듯하다.

지난 7월 2000P돌파의 주역으로,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 왔던 주도주의 변화 신호도 이달 들어 감지되고 있다.

지기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종목 움직임으로는 SK텔레콤, KT, KT&G, 기업은행, 현대제철, 현대상사 등이 바닥권에서 단기 매수시그널이 발생해 코스피 하락을 방어하는 한편 기존 주도주 중 화학, 조선 등이 약세로 반전되고 있어 상황에 맞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도주 중심의 매수로 일관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투신권의 매매 패턴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시중자금의 펀드 유입세가 둔화되면서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매도 규모가 데는 늘어난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환매규모보다 매도규모가 컸다는 점에서 기관 매도가 조정을 위한 대비 성격인지, 아니면 일부 종목교체를 위한 종잣돈 마련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11월에도 증시의 지수상승을 의심치 않는다면 주도주를 버리고 갈아타는 대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기존 주도주 중심의 '선택과 집중'에서 소외주로의 '매수확산'으로 대응 전략을 변경하라는 것.

김민성 부국증권 책임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으며 실적 개선 추세에 있는 산업재, 기초소재, 에너지 섹터 종목들의 주도주 위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시장소외주와 주도주간의 수익률 격차축소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IT주, 자동차주, 내수관련주들에 관심을 높여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종혁 SK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조정 이후 확인한 긍정적 요인 중 하나는 저가 매수를 기다리는 대기 자금이 풍부하다는 점"이라며 "미국 소비시장이 견실한지 여부가 연말까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나 아시아 이머징 시장의 성장과 국내 증시 성장 추세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원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선진 경제에 비해 이머징 경제의 모멘텀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돼 산업재, 소재 우위의 기존 주도섹터 구도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갭축소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동일 섹터내에서도 선도주와 후발주 간의 선순환 흐름이 나타남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외연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