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인재경영이다] 현대ㆍ기아자동차 ‥ 현장 경험하며 품질경영 습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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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자동차의 인재상은 자동차와 닮아 있다.
2만개 이상의 부품이 계절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자동차를 작동시키 듯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동료 간 협력을 통해 목표를 이뤄내는 저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자는 게 인재 육성 전략의 기본 방향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외부에서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보다는 신입사원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내부에서 인재를 키워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내부에서 성장한 인재가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도 깊고 동료들과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품질경영' 체득
현대ㆍ기아차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공장과 연구소는 물론 영업지점 및 정비사업소 등 여러 현장을 돌며 교육시킨다.
다양한 현장 경험을 통해 정몽구 회장이 주창하는 현장경영과 품질경영의 철학을 자연스레 몸에 익히라는 취지다.
신입사원들은 수습교육 기간 중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아차 광주공장을 방문한다.
공장 교육은 단순히 공장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산라인에서 자동차 생산의 전 공정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향후 어느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되든 현장 상황을 알고 있는 것은 기본"이라며 "모든 문제의 해답을 현장에서 찾고자 하는 회사의 경영철학을 반영한 교육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신입사원들은 각자 팀을 이뤄 영업 현장을 돌며 자동차를 판매하는 실습도 한다.
이들은 생산과 영업현장 실습을 통해 앞으로 수행할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한편 현장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경험을 한다.
연구개발 분야의 신입사원들은 교육기간이 끝난 뒤 두 달간 AS 현장에서 별도의 현장교육을 받는다.
◆임원들은 '미래 경영자'로 육성
임원들을 대상으로는 미래 경영자를 키워내기 위한 보다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현대ㆍ기아차는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 향상 △경영관리능력 배양 △수익성 마인드 강화 △미래 경영자 육성 등 4가지를 임원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ㆍ기아차는 이사대우 승진자들은 5박6일,상무 승진자들은 2박3일간 합숙 교육을 받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임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KAIST(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에 위탁해 실시하는 '글로벌 리더 과정'에 참여한 임원들은 10주간 글로벌 전략,조직관리,신제품 개발,전략적 의사 결정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회사의 실제 경영 현안을 놓고 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또 임원들은 매년 전략경영,인사조직,생산관리,기술경영,마케팅,기업재무 중 한 과목을 선택해 1박2일간 수강해야 한다.
재무제표,기업 지배구조,외환 관리 등의 과목으로 이뤄진 '임원 재무회계 과정'은 임원들의 수익성 마인드를 강화하기 위한 교육 과정이다.
이 밖에 현대ㆍ기아차 인재개발팀은 1년에 두 차례씩 경영 관련 전문서적을 지정해 임원들이 읽게 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주관식 시험을 치른다.
◆교육성과 평가
현대ㆍ기아차는 인재 육성을 위한 각종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최근 HES(Hyundai Motor Group Evaluation Scheme) 매뉴얼을 개발했다.
각 직급별 승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임자 과정의 경우 교육을 실시하기 1~2주 전 교육생 본인과 상사,동료,부하 등이 교육생에 대한 사전 평가를 한다.
이어 교육을 실시하고 현업에 복귀하면 1개월 내에 사후 평가를 실시,업무 역량이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측정함으로써 교육의 효과를 분석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간 교육 내용이 현업에 어떻게 적용되고 회사 수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평가해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HES를 통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