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산업이 뜬다] (下) 아직 갈길 멀다‥光風에 실려오는 과잉투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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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성문리에서 가동을 시작한 태양광발전소 '동원솔라파크'.
동원산업이 71억원을 투입해 4개월 만에 완공한 이 발전소는 하루 4MWh 안팎의 전력을 생산,전량 한국전력에서 운영하는 전력거래소에 팔고 있다.
가격은 kWh당 677.38원.동원산업 관계자는 "인건비와 보수유지비 등을 감안해도 월 1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며 "7년 정도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가 태양광산업을 키우기 위해 태양광발전 전력 전량을 사주는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실시하면서 너도나도 발전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지어진 상업용 발전소는 모두 151개소(올 10월 현재)로,총 용량은 27MW.단 1개뿐이었던 2004년에 비하면 3년 사이 말그대로 '광풍(光風)'이 불었다.
이로 인해 2만5000여가구가 쓰는 청정에너지를 확보하고 온실가스 5만t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으며,산업육성 효과도 봤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문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태양광 전력구매단가다.
발전사업자의 수익 7%를 보장한 677.38원(30kW 미만)과 711.25원(30kW 이상)은 상용전력가격(평균 75원)의 10배에 가깝다.
원자력(38원대)이나 수력(72~94원),풍력(107원),석유(115원) 등의 단가와 비교하면 비경제적이다.
산업자원부 김기준 신재생에너지팀장은 이와 관련,"산업적 파급효과와 무공해 에너지가 가져올 건강증진 등 사회적 편익을 고려하면 결코 비싼 가격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적 효과만 보더라도 기대보다 미미하다.
국내 기업 대다수가 시공,컨설팅,자재조달 등 저부가가치 분야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등록된 1400여개 국내 기업 중 소재가공과 설비제조를 자체기술로 소화하는 기업은 20여개에 불과하다.
정작 태양광 특수를 누린 쪽은 외국기업들.국내시장의 80%(약 3200억원어치)는 외국산으로 채워진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지원정책도 변수다.
정부는 2012년까지 총 시설용량 100MW까지 선착순으로 발전전력을 모두 구매해준다는 계획이다.
벌써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허가를 받은 태양광발전사업 총 용량은 한도용량의 3배가량인 283MW에 이른다.
모두를 사주려면 지금보다 3배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데 예산확보가 부담이다.
게다가 태양광이 풍력 소수력(작은 규모의 댐)등 다른 신재생에너지나 해외에너지개발사업 등과의 '경제성' 경쟁에서 밀릴 경우 지속적 지원을 보장받기 어렵다.
풍력의 경우 이미 수력발전 수준의 생산단가에 근접했고,원자력도 우라늄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고효율 원자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급과잉도 걱정된다.
현재 Q-셀,샤프,교세라,산요 등 일본 독일의 세계적인 태양전지 제조회사들은 연평균 20~40%씩 생산량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까지 뛰어들어 공급초과가 빚어질 경우 단가경쟁력을 확보한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이 쉽지 않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 최재호 연구원은 "태양광만이 절대가치를 지닌 천연에너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포트폴리오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