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제 여건이 급변하면서 내년 예산안 자체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폭등,원.달러 환율 급락,중국발(發) 인플레이션 등이 내년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공산이 커지고 있어서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세입이 줄게 되고,세입이 줄면 세출과 국채발행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정부는 당초 내년 예산을 짤 때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두바이유) △환율은 달러당 920원 △금리는 5.7%(3년만기 AA-회사채 기준) 등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최근 두바이유가가 배럴당 84달러에 육박하고 있고,환율도 800원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부에선 내년 성장률 자체가 영향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은의 거시계량경제모형인 'BOK 04'에 따르면 유가가 30%(전망기준으로 배럴당 78달러)만 올라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포인트 떨어진다.

국제 유가는 내년 100달러대까지 점쳐지고 있어 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성장률이 4%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입장은 조심스럽다.

기획처 고위 관계자는 "당장 고유가가 성장률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고유가가 오더라도 유류세나 관세가 늘기 때문에 세수 자체만 보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경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유가 급등의 원인이 공급이 줄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활황으로 수요가 늘면서 발생했기 때문에 유가급등으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우려는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하락도 유가급등의 충격을 완화시켜주고 있어 성장률 자체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민간 연구소들은 세계 경제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두바이유 가격의 임계치를 배럴당 84달러로 분석하고 있어 고유가 지속시 성장률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