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후보로 선출된 지 2주일여가 지났지만 지지율 답보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당초 예상보다 1주일 앞당겨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하기 위해 진보ㆍ개혁 색채를 강화하는 '좌클릭' 행보에 나섰지만 좀처럼 지지율이 뜨지 않고 있다.

현재 지지율은 16∼20%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상대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갖은 의혹 공세에도 불구하고 50%가 넘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정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 상태인 가장 큰 이유는 뿌리 깊은 '반노(反盧) 정서'와 사실상 열린우리당을 승계한 신당에 대한 불신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호남 유권자,개혁세력,젊은층 등 이른바 전통적 지지층의 결속을 이끌어내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격도 거의 먹혀들지 않는다.

지지부진한 범여권 후보 단일화 역시 지지율 상승의 걸림돌이다.

정 후보 측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선 갈라진 조직을 하나로 모으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내에 지역 선대위 구성을 마무리해 지지율 제고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는 또 이 후보와의 대립각을 더욱 선명하게 세워 전통적 지지층을 빨리 결집해낸다는 방침이다.

정 후보가 31일 초ㆍ중ㆍ고 전체 영어교육 시간을 현재보다 1800시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영어교육 국가책임제 공약'을 발표하며 이 후보와 교육정책 차별화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 후보는 "영어 말하기 능력을 높이고 수능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입에서 영어과목을 폐지하고 대신 국가공인 영어인증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