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에서 해적에 나포됐던 북한 배가 미군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미 군함과 헬기가 엄호하는 가운데 북한 선원들이 해적들을 제압해 북.미 합동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다.

중동 바레인에 위치한 연합해양군 사령부에 북한 국적 대홍단호의 긴급 구조 요청이 접수된 것은 지난 30일 아침(현지 시간).마침 소말리아 해역에 있던 미 군함 제임스 E 윌리엄스호에 즉각 구출 명령이 떨어졌다.

북한 배는 29일 오후 해적 8명에게 나포돼 끌려가는 중이었다.

윌리엄스호는 헬기를 띄우는 한편 선상 통신을 이용해 북한 배에 타고 있던 해적들에게 무기를 버리라고 요구했다.

미군 헬기를 보고 해적들이 우왕좌왕하자 북한 선원들은 숨겨 놨던 총을 꺼내 해적 두 명을 사살하고 조종실과 기관실을 장악하는 '용맹성'을 발휘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북한 선원 세 명도 중상을 입어 미군 위생병의 치료를 받았다고 미군은 밝혔다.

인도적 지원이긴 하지만 미군이 적성국인 북한 선박을 돕는 건 이례적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관계에 좋은 전례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미국 언론도 군 당국을 인용해 이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보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