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최악의 시나리오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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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925원,현대·기아차 900원,'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기아차가 내년 사업계획을 짤 때 기준치로 잡은 원·달러 환율(연평균)은 900원대.매년 최대한 보수적으로 사업계획을 잡는 이들 초우량 기업에도 아직까지 '환율 800원대'는 쉽게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장중 한때 900원 선이 무너지는 등 환율 800원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자 수출 기업들은 비상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만큼 '적자경영'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다.
반면 달러빚이 많거나 원화 결제 비중이 낮은 항공·해운 업계 등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수출 주력 기업들 비상체제로
3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수출 기업은 최근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 선에 육박한 데 이어 원·달러 환율마저 급락하면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수출 및 국내 경제를 떠받치는 양대 축인 전자와 자동차.내년 기준환율을 925원 선으로 잡은 삼성은 최근의 환율 급락세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IR팀장)은 "환율이 이렇게 빨리 800원대에 진입할지는 몰랐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수개월이나 빨라 환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특히 "작년만 해도 환율이 100원 하락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 줄었지만 갈수록 해외 사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이제는 3조50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 생산 확대와 결제 통화 다변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며 "다만 금융헤지는 비용이 많이 들고 환율 변동에 대한 예측도 어려워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년 기준환율을 900원으로 정한 현대·기아차도 수출 전략을 다시 가다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해외 시장 판매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 급락으로 수익성 악화와 판매 감소가 우려된다"며 "달러 중심의 결제 통화를 유로화나 기타 통화로 다변화하고,현지 생산 확대와 강도 높은 원가 절감 등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판매 중 해외 비중이 70%가 넘어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2200억원가량 줄어든다.
SK는 내년 기준환율을 880~920원대로 예상하면서 시나리오별로 최적화된 환율 대응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선물환 거래를 통한 환헤지와 결제 수단 다양화 등을 동원할 계획"이라며 "SK경영연구소와 각사 기획실을 중심으로 시나리오별로 대응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LG전자 상무(IR팀장)는 "연초 기준환율을 900원으로 보수적으로 잡아 최근까지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있었는데 최근 며칠 새 이 범위를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원화가 10원 절상되면 연간 영업이익이 700억원 정도 줄어드는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공·해운·종합상사는 느긋
수출 기업과 달리 원자재 수입량이나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하락과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수입가격 인하 효과가 상쇄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환율 하락은 일시적인 것으로 내년 말에는 910원 내외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는 환율 하락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항공기를 살 때 '달러 빚'을 내 구매한 덕분에 환율이 떨어지면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국적항공사의 특성상 수입은 내국인 고객이 원화로 결제하는 반면 유류비 등 비용은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도움이 된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업체들은 원화 결제 비중이 크게 낮아 환율 하락의 폭풍권에서 벗어나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기아차가 내년 사업계획을 짤 때 기준치로 잡은 원·달러 환율(연평균)은 900원대.매년 최대한 보수적으로 사업계획을 잡는 이들 초우량 기업에도 아직까지 '환율 800원대'는 쉽게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장중 한때 900원 선이 무너지는 등 환율 800원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자 수출 기업들은 비상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만큼 '적자경영'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다.
반면 달러빚이 많거나 원화 결제 비중이 낮은 항공·해운 업계 등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수출 주력 기업들 비상체제로
3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수출 기업은 최근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 선에 육박한 데 이어 원·달러 환율마저 급락하면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수출 및 국내 경제를 떠받치는 양대 축인 전자와 자동차.내년 기준환율을 925원 선으로 잡은 삼성은 최근의 환율 급락세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IR팀장)은 "환율이 이렇게 빨리 800원대에 진입할지는 몰랐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수개월이나 빨라 환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특히 "작년만 해도 환율이 100원 하락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 줄었지만 갈수록 해외 사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이제는 3조50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 생산 확대와 결제 통화 다변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며 "다만 금융헤지는 비용이 많이 들고 환율 변동에 대한 예측도 어려워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년 기준환율을 900원으로 정한 현대·기아차도 수출 전략을 다시 가다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해외 시장 판매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 급락으로 수익성 악화와 판매 감소가 우려된다"며 "달러 중심의 결제 통화를 유로화나 기타 통화로 다변화하고,현지 생산 확대와 강도 높은 원가 절감 등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판매 중 해외 비중이 70%가 넘어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2200억원가량 줄어든다.
SK는 내년 기준환율을 880~920원대로 예상하면서 시나리오별로 최적화된 환율 대응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선물환 거래를 통한 환헤지와 결제 수단 다양화 등을 동원할 계획"이라며 "SK경영연구소와 각사 기획실을 중심으로 시나리오별로 대응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LG전자 상무(IR팀장)는 "연초 기준환율을 900원으로 보수적으로 잡아 최근까지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있었는데 최근 며칠 새 이 범위를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원화가 10원 절상되면 연간 영업이익이 700억원 정도 줄어드는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공·해운·종합상사는 느긋
수출 기업과 달리 원자재 수입량이나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하락과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수입가격 인하 효과가 상쇄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환율 하락은 일시적인 것으로 내년 말에는 910원 내외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는 환율 하락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항공기를 살 때 '달러 빚'을 내 구매한 덕분에 환율이 떨어지면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국적항공사의 특성상 수입은 내국인 고객이 원화로 결제하는 반면 유류비 등 비용은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도움이 된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업체들은 원화 결제 비중이 크게 낮아 환율 하락의 폭풍권에서 벗어나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