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운용 중인 헤지펀드 2개를 청산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을 촉발시켰던 베어스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케인이 긴박했던 지난 7월 카드게임과 골프를 위해 수시로 사무실을 비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그에 대한 퇴진 압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케인은 지난 7월 중 21일 동안 정상근무를 해야 했는데도 카드게임과 골프를 위해 이 중 무려 10일 동안 월가에 있는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 보도했다.

지난 7월은 서브프라임 파문이 확산되던 아주 중요한 시기.

특히 지난 6월 말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 2개가 청산 위기에 몰리면서 베어스턴스는 84년 역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던 시기다.

이때 CEO인 케인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브리지게임(카드게임의 일종)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장기간 사무실을 비웠다.

또 목요일 오후와 금요일에는 골프를 위해 일찍 퇴근하거나 아예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의 CEO가 자리를 비울 때는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케인은 카드게임 대회 중 뉴욕에서 매일 열리는 대책회의에 전화로 잠깐 참석한 뒤 오후 내내 카드게임에만 몰두,회사가 비상상황인데도 나몰라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케인이 사무실에 나오지 않더라도 주요 업무는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케인이 지난 8월 열린 투자자설명회에서도 몇 마디 인사말만 한 채 자리를 뜨는 등 업무를 태만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케인은 서브프라임 파문으로 퇴진 압력을 받았으나 워런 스펙터 사장을 해임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그러나 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CEO가 퇴진한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처신이 드러남으로써 CEO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월가에서는 보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