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10) 정해영 고래닷컴 대표 … 잦은 매매 충동 이겨내야 '큰 고래'가 잡히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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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가장 큰 고기입니다.
주식투자에서 누구나 큰 꿈을 갖고 시작하지만 너무 단기에 치우쳐 일반인들은 돈을 까먹기 일쑤죠.피라미를 찾아 잔 파동에 휩쓸리지 말고 바다에 고래가 출몰할 시점,즉 때를 찾아 큰 고기를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
정해영 고래닷컴 대표(55)의 말이다.
정 대표는 일생을 주식투자로 보냈다.
군 입대 전인 20대에 주식투자하는 이웃집 아저씨를 따라 모눈종이에 일봉을 그려가며 어깨너머로 주식 투자를 배웠다.
기본적으로 체계적인 지식이 없던 그에게 이런 식의 주식투자는 뒷날 크나 큰 고통을 안겨다 줬다.
1988년 주식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보자 주변의 친척과 친구 사채업자들까지 정 대표에게 돈을 맡겼다.
그러나 1990년 거래소 상장기업이었던 '삼미'는 그의 삶을 고통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몰빵'(집중투자)했던 삼미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그는 증권사에서 신용융자로 돈을 빌려 세 차례나 물타기를 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부도처리됐고 정 대표는 이 한 번의 투자로 20억원이 넘는 돈을 날렸다.
결국 신용불량자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그 땐 정말 주식을 알고 한 게 아니라 돈만 갖고 한 것이었죠.주식투자는 준비하고 해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집을 지으려면 부지를 확보하고 땅을 다지고 설계도 해야 하듯이 주식도 마찬가지죠."
그후 그는 3년간 가족과 헤어진 채 택시기사 냉면배달 신문배달 등 안 해본 게 없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실패한 원인을 찾고 나름대로 투자 기법을 만들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매일 저녁 주식을 안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흔히 말하는 주식투자연구소나 유료 방송 등에도 적잖은 돈을 갖다 부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답은 자신으로부터 나왔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보여진 우리나라 증시 개설 후 코스피지수의 흐름을 하나하나 뜯어봤다.
그 결과 시세의 흐름과 수급을 이용해 주가 흐름을 예측하는 자신만의 투자기법(그는 이를 '고래사냥 기법'이라고 부른다)을 만들었다.
물론 기업의 실적이나 펀더멘털(내재가치)을 따지는 기본적 분석이나 주가 흐름을 살펴보는 기술적 분석은 기본이다.
여기에 자신만의 투자기법을 한 가지 더한 것이다.
2001년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이 기법을 주식투자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신용불량자인 그를 믿고 맡겨준 종잣돈을 활용해 1년 후에는 10년 전 날린 20억원가량을 벌어 빚을 모두 정리했다.
비로소 신용불량자에서도 벗어났다.
이후 자신의 기법을 이해해 준 동부증권에서 투자설명회를 통해 강의도 하고 한국경제TV 등 증권전문 케이블방송이나 사이트를 통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만의 몇 가지 투자 원칙을 공개했다.
우선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수'라는 말로 시작했다.
시간이 제한된 돈은 투자에 쫓기게 마련이고 빌린 돈은 그만큼 높은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그는 이어 "한 종목에 대해 하루에 많이 사더라도 투자금액의 20%를 넘으면 안된다"며 "최대 손실률을 20%로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손절매뿐 아니라 분산투자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자신이 산 가격에서 주가가 빠지면 추가 매수에 절대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대로 자신이 산 가격대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분할 추가 매수에 나선다.
추가로 원금의 10% 정도를 더 사게 되면 더 이상 사지 않는다.
종목별 투자금액은 최대 30%를 넘지 않는 셈이다.
그는 또 너무 많은 종목에 투자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계좌 내 종목은 3~4개 종목으로 국한해 주가 흐름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종목 수가 너무 많으면 종목별 등락에 무감각해지기 쉽고 실제 수익도 나기 힘들기 때문이란다.
정 대표는 이어 '살 때는 분할 매수,팔 때는 일괄매도'를 강조했다.
스스로 주식을 팔기로 마음을 먹으면 과감히 정리하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분할 매도한 후 더 오르면 앞서 팔아치운 게 아쉽고,반대로 떨어지면 팔지 않고 들고 있는 게 아깝기 때문이다.
팔고 나선 당분간 그 종목은 안 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적게 먹고 크게 잃는 것이 일반인들의 특징 중 하나"라며 "큰 고래(큰 수익)를 잡기 위해 잦은 매매는 절대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끝으로 '주식은 주식에게 물어보라' 증시 격언처럼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추세 매매를 강조했다.
그는 전 종목을 훑어보는데 매일 2시간 정도를 쓴다.
이튿날 장에 대비해 저녁마다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관심 종목을 추려내는 작업을 한다.
그래프 분석에 수년을 매달리다보니 흐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정 대표는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정말 실감난다"고 말했다.
30여년간 주식을 하면서 바닥까지 가 봤고 이젠 나름의 방식으로 성공적인 주식투자의 삶을 살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6월 고래닷컴을 만들어 금융감독위원회에 유사 투자자문회사로 신고했다.
글=서정환/사진=김영우 기자 ceoseo@hankyung.com
주식투자에서 누구나 큰 꿈을 갖고 시작하지만 너무 단기에 치우쳐 일반인들은 돈을 까먹기 일쑤죠.피라미를 찾아 잔 파동에 휩쓸리지 말고 바다에 고래가 출몰할 시점,즉 때를 찾아 큰 고기를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
정해영 고래닷컴 대표(55)의 말이다.
정 대표는 일생을 주식투자로 보냈다.
군 입대 전인 20대에 주식투자하는 이웃집 아저씨를 따라 모눈종이에 일봉을 그려가며 어깨너머로 주식 투자를 배웠다.
기본적으로 체계적인 지식이 없던 그에게 이런 식의 주식투자는 뒷날 크나 큰 고통을 안겨다 줬다.
1988년 주식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보자 주변의 친척과 친구 사채업자들까지 정 대표에게 돈을 맡겼다.
그러나 1990년 거래소 상장기업이었던 '삼미'는 그의 삶을 고통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몰빵'(집중투자)했던 삼미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그는 증권사에서 신용융자로 돈을 빌려 세 차례나 물타기를 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부도처리됐고 정 대표는 이 한 번의 투자로 20억원이 넘는 돈을 날렸다.
결국 신용불량자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그 땐 정말 주식을 알고 한 게 아니라 돈만 갖고 한 것이었죠.주식투자는 준비하고 해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집을 지으려면 부지를 확보하고 땅을 다지고 설계도 해야 하듯이 주식도 마찬가지죠."
그후 그는 3년간 가족과 헤어진 채 택시기사 냉면배달 신문배달 등 안 해본 게 없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실패한 원인을 찾고 나름대로 투자 기법을 만들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매일 저녁 주식을 안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흔히 말하는 주식투자연구소나 유료 방송 등에도 적잖은 돈을 갖다 부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답은 자신으로부터 나왔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보여진 우리나라 증시 개설 후 코스피지수의 흐름을 하나하나 뜯어봤다.
그 결과 시세의 흐름과 수급을 이용해 주가 흐름을 예측하는 자신만의 투자기법(그는 이를 '고래사냥 기법'이라고 부른다)을 만들었다.
물론 기업의 실적이나 펀더멘털(내재가치)을 따지는 기본적 분석이나 주가 흐름을 살펴보는 기술적 분석은 기본이다.
여기에 자신만의 투자기법을 한 가지 더한 것이다.
2001년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이 기법을 주식투자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신용불량자인 그를 믿고 맡겨준 종잣돈을 활용해 1년 후에는 10년 전 날린 20억원가량을 벌어 빚을 모두 정리했다.
비로소 신용불량자에서도 벗어났다.
이후 자신의 기법을 이해해 준 동부증권에서 투자설명회를 통해 강의도 하고 한국경제TV 등 증권전문 케이블방송이나 사이트를 통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만의 몇 가지 투자 원칙을 공개했다.
우선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수'라는 말로 시작했다.
시간이 제한된 돈은 투자에 쫓기게 마련이고 빌린 돈은 그만큼 높은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그는 이어 "한 종목에 대해 하루에 많이 사더라도 투자금액의 20%를 넘으면 안된다"며 "최대 손실률을 20%로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손절매뿐 아니라 분산투자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자신이 산 가격에서 주가가 빠지면 추가 매수에 절대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대로 자신이 산 가격대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분할 추가 매수에 나선다.
추가로 원금의 10% 정도를 더 사게 되면 더 이상 사지 않는다.
종목별 투자금액은 최대 30%를 넘지 않는 셈이다.
그는 또 너무 많은 종목에 투자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계좌 내 종목은 3~4개 종목으로 국한해 주가 흐름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종목 수가 너무 많으면 종목별 등락에 무감각해지기 쉽고 실제 수익도 나기 힘들기 때문이란다.
정 대표는 이어 '살 때는 분할 매수,팔 때는 일괄매도'를 강조했다.
스스로 주식을 팔기로 마음을 먹으면 과감히 정리하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분할 매도한 후 더 오르면 앞서 팔아치운 게 아쉽고,반대로 떨어지면 팔지 않고 들고 있는 게 아깝기 때문이다.
팔고 나선 당분간 그 종목은 안 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적게 먹고 크게 잃는 것이 일반인들의 특징 중 하나"라며 "큰 고래(큰 수익)를 잡기 위해 잦은 매매는 절대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끝으로 '주식은 주식에게 물어보라' 증시 격언처럼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추세 매매를 강조했다.
그는 전 종목을 훑어보는데 매일 2시간 정도를 쓴다.
이튿날 장에 대비해 저녁마다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관심 종목을 추려내는 작업을 한다.
그래프 분석에 수년을 매달리다보니 흐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정 대표는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정말 실감난다"고 말했다.
30여년간 주식을 하면서 바닥까지 가 봤고 이젠 나름의 방식으로 성공적인 주식투자의 삶을 살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6월 고래닷컴을 만들어 금융감독위원회에 유사 투자자문회사로 신고했다.
글=서정환/사진=김영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