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를 하러 갔다가 성 접대까지 받았느니 안 받았느니 뉴스시간마다 시끄럽다.

누가 누구를 조사하고 누가 누구에게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상급기관과 하부기관 사이에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조사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잘 보여야 행여 꼬투리를 잡혀도 부드럽게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깍듯한 예우를 하기 십상이다.

어떤 이유에서 왔건 우리 집에 온 손님에게 밥 한끼 대접하는 것은,때꺼리가 없어도 진지 잡숫고 가시라는 게 우리네 정서다.

옛날에도 사또가 출장을 가면 부정부패가 심한 그 지방 수령이 떡 벌어지게 차린 산해진미를 대령하고 관아의 기생들을 동원해 술시중을 들게 한 후 부정부패를 덮기 위해 미인계를 쓰곤 했다.

암행어사는 팔도의 민정을 살피고 감사 역할을 했지만,뇌물 수수와 기생 수청 등 잡다한 접대를 받았다.

그래서 조선의 관리들은 지방 출장이 힘든 여정이기는 했지만,각 고을의 미인들을 품에 안을 수 있는 합법적인 섹스 유랑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도 식사 대접에서 끝났으면 될 것을 단란주점에다 색시까지 대령했으니 그 도가 지나쳤다.

그러나 뒤가 구린 사람들은 그런 칙사 대접을 당연스레 여기나 보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성을 파는 사람뿐 아니라 사는 사람도 처벌을 받는데도 높으신 분들은 그 법이 어떤 법인지 모르고 아직도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줄 아는 건지.

우리나라는 가부장적 남성 위주의 사회로 매춘을 어느 정도 용인해 왔고,산업화가 이루어진 후에도 윤락가를 방치했었다.

향락성 접대문화는 우리나라 기업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고 모든 로비에 끼어들기 다반사다.

기업이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불법적인 인.허가를 받기 위해,혹은 계약을 얻기 위해 접대를 하면서 성을 매개로 한 것은 사회 전체로 확산되어 왔다.

남자라면 누구나 성 접대를 받을 상황이 되면 조금은 망설여지겠지만 한편으로는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열 여자도 아니고 딱 한 여자인데 어디 표시 나는 것도 아니고 일단 품고 보자고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아무나 이런 향응을 받는 것이 아니니 그것 또한 능력의 잣대(?)라고 할 수 있겠다.

"저는 안 그럴라고 그랬는데 다같이 가는데 어떻게 저만 빠질 수가 있어요.

남자들은 말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엮일 때가 있어요.

그러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어쩔 수 없이 휩쓸려 갈 수가 있지요.

거기서 혼자만 빠져 나온다는 건 베푼 사람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양심상 꺼리기도 하지만 분위기 따라가다 보면 '에라 모르겠다' 뭐 그런 거죠."

접대를 하는 입장에서는 경험상 끝까지 확실하게 대접을 해야 일이 잘 되니까 여자들과 잠자리 접대까지 풀 코스로 해주고 나서 그들만의 비밀을 간직한 채 비즈니스를 일사천리로 매끄럽게 진행할 것이다.

그런데 그 짓거리를 하고 집에 와서 아내를 볼 때 어떤 생각이 들까? 미안한 마음에 아내에게 더 살갑게 구는 남편도 있을 것이나 혹시라도 눈치채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더 위엄을 떠는 남편들도 있을 것이다.

성 접대를 받았건 성 접대를 하느라 어쩔 수 없이 같이 동참했건 그게 용서가 될 수 있을까?

조사에 의하면 '남편이 성 매매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혼을 고려하거나,경찰에 신고해서라도 다시는 못하게 한다는 강력 대응 입장이 34.7%,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남편에게 약속을 받아낸다가 41.1%에 달했다.그런데 속은 상하지만 모른 척 넘어가거나 그럴 수 있는 일이라며 다소 용인하는 여성이 21.4%나 되었다.

남편이 자기 돈을 내고 성 매매한 것에 이 정도 아량을 베푸는 이 땅의 아내들이라면,돈 한푼 안 들이고 성 접대를 받은 남편에게 '남자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하해와 같은 치마폭으로 감싸지나 않을까?

잘난 남자들은 참 좋겠다.

잘난 여자들은 언제쯤 거시기 받아 볼까나?

한국성교육연구소/www.성박사.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