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몽상가였다.

어릴 때부터 멍하니 넋을 잃고 있을 때가 많았다.

수학과 과학에 뛰어났지만 권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품행 때문에 교사들의 미움을 샀다.

부친이 교장에게 자식의 진로를 묻자 "아무래도 상관 없습니다.

무슨 분야든 성공하지 못할 테니까요"라는 답이 돌아올 정도였다.

취리히 공대를 졸업한 후에도 취직을 못해 어렵게 살았다.

당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선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짐이다.

살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자신을 학대했다.

그러나 '궁핍한 청년기'는 여기까지였다.

말단으로 들어간 특허국 생활 5년이 그를 바꿔 놓았다.

위대한 발견의 대부분이 이 때 생각해 낸 것들이었다.

'아인슈타인의 우주'(미치오 카쿠 지음,고중숙 옮김,승산)는 밀도 높은 과학 언어를 알기 쉬운 일상의 단어로 풀어 냈다.

'한 과학자의 천재성을 시인의 감성으로 그려 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평처럼 완성도 높은 개인사와 업적 묘사,시간과 공간에 대한 그림 같은 해석이 눈에 띈다.

어려운 이론들이 '푸석한 머릿결과 텅 빈 눈빛,양말도 신지 않은' 모습의 친근한 물리학으로 다가온다.

'E=mc²는 물질과 에너지가 서로 변환된다는 의미로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방정식이다.

예를 들어 찻숟가락 크기의 물질이 모두 에너지로 바뀌면 수소 폭탄 몇 개에 해당하는 파괴력을 지니게 된다.

집 한 채면 지구를 반 토막 낼 수도 있다.'

현대 물리학이 빚지고 있다는 상대성 이론은 광전 효과의 해명과 함께 아인슈타인의 3대 업적으로 불리며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는지를 깨닫게 해 준다. 저자 역시 천재 소리를 듣는 물리학자.번역이 매끄러운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328쪽,1만50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