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협소설 대가 진융 "내 소설도 한류처럼 '인기장풍' 불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저는 오른손으로 정치평론을 쓰고,왼손으로 소설을 씁니다."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 진융(金庸.84)이 지난 1일 그의 작품만을 전문적으로 펴내고 있는 홍콩의 밍허(明河)출판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작가가 1980년 말 설립한 밍허출판사 내 그의 집무실에서는 빅토리아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간담회는 1977~2004년 자신이 직접 보완 수정한 '사조영웅전''신조협려'에 이은 '사조삼부곡'의 3부작 완결편 '의천도룡기'가 한국에서 번역 출판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사조삼부곡'은 20여년 전 국내에 '영웅문'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적이 있으나 이번에 김영사가 정식계약을 통해 내놨다.
평생 정치평론과 무협소설을 함께 써온 그는 "정견은 3년 정도 지나면 바뀔 수 있지만 예술은 20~30년 후에도 남아야 한다"며 "작품 안에 정치적 견해를 되도록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소설은 50년 가까이 중국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3억명 독자들에게 읽혀왔다.
5년 전부터는 중국의 일부 지역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는 전국의 초.중.고등학생들이 그의 작품을 공부하게 됐다.
그의 소설이 매력적인 것은 중국의 장대한 역사가 한눈에 보기 쉽게 펼쳐지는 데다,일반적인 '영웅'과는 다른 모습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어서다.
또 그의 작품 속에는 노장사상부터 불교,도교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핵심 사상들이 담겨 있다.
독특한 것은 이런 것들이 '중화사상'에 살짝 비켜가 있다는 점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과정 졸업 논문으로 중국 당나라의 왕위 계승자들에 관한 내용을 쓰고 있습니다.
중국 중심의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이들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주인공들의 독특한 캐릭터 설정도 특징적이다.
일반적인 무협소설과 달리 그의 작품 속 영웅들은 어딘가 한군데 모자란 구석이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사람 성격이 각각 다르듯이 영웅들도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설을 쓸 때마다 이전과는 다른 성격의 '영웅'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현재 중국과 대만,홍콩 등지에서는'김학(金學)'이란 학문이 나올 정도로 그의 작품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대중 무협소설을 문학작품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논쟁도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예술성 없이는 상업적인 성공도 거둘 수 없어요.
내 소설도 예술성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는 "최근 북한에 있는 친구들이 북한에서도 내 작품 해적판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편지를 보내왔다"며 "한류가 아시아권에서 보편적인 공감대를 얻었듯이 내 소설도 앞으로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 진융(金庸.84)이 지난 1일 그의 작품만을 전문적으로 펴내고 있는 홍콩의 밍허(明河)출판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작가가 1980년 말 설립한 밍허출판사 내 그의 집무실에서는 빅토리아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간담회는 1977~2004년 자신이 직접 보완 수정한 '사조영웅전''신조협려'에 이은 '사조삼부곡'의 3부작 완결편 '의천도룡기'가 한국에서 번역 출판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사조삼부곡'은 20여년 전 국내에 '영웅문'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적이 있으나 이번에 김영사가 정식계약을 통해 내놨다.
평생 정치평론과 무협소설을 함께 써온 그는 "정견은 3년 정도 지나면 바뀔 수 있지만 예술은 20~30년 후에도 남아야 한다"며 "작품 안에 정치적 견해를 되도록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소설은 50년 가까이 중국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3억명 독자들에게 읽혀왔다.
5년 전부터는 중국의 일부 지역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는 전국의 초.중.고등학생들이 그의 작품을 공부하게 됐다.
그의 소설이 매력적인 것은 중국의 장대한 역사가 한눈에 보기 쉽게 펼쳐지는 데다,일반적인 '영웅'과는 다른 모습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어서다.
또 그의 작품 속에는 노장사상부터 불교,도교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핵심 사상들이 담겨 있다.
독특한 것은 이런 것들이 '중화사상'에 살짝 비켜가 있다는 점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과정 졸업 논문으로 중국 당나라의 왕위 계승자들에 관한 내용을 쓰고 있습니다.
중국 중심의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이들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주인공들의 독특한 캐릭터 설정도 특징적이다.
일반적인 무협소설과 달리 그의 작품 속 영웅들은 어딘가 한군데 모자란 구석이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사람 성격이 각각 다르듯이 영웅들도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설을 쓸 때마다 이전과는 다른 성격의 '영웅'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현재 중국과 대만,홍콩 등지에서는'김학(金學)'이란 학문이 나올 정도로 그의 작품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대중 무협소설을 문학작품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논쟁도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예술성 없이는 상업적인 성공도 거둘 수 없어요.
내 소설도 예술성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는 "최근 북한에 있는 친구들이 북한에서도 내 작품 해적판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편지를 보내왔다"며 "한류가 아시아권에서 보편적인 공감대를 얻었듯이 내 소설도 앞으로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