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마치고 노후를 보내던 김경환씨는 작년 10월 신문을 보던 중 지면 가운데 부분이 거무스레하게 보이자 깜짝 놀랐다.

왼쪽 눈 중앙에 무엇인가 붙어 있는 것 같았다.

전날 주말 산행으로 피곤해서 그런가 하고 지나쳤으나 보름쯤 지나자 길을 나서기가 어려울 지경이 됐다.

동네 안과를 찾으니 망막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며 서울의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를 가보라는 권고를 받았다.

검사결과는 노인성 황반변성.병이 상당히 진행된 김씨는 최신 치료를 받아 예전의 시력을 되찾진 못했으나 다행히 실명을 면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3대 실명질환으로는 △당뇨합병증에 의한 당뇨병성 망막증 △망막에 노화된 세포가 쌓이면서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 중심시력이 상실되는 노인성 황반변성 △안구의 뇌졸중격인 망막정맥 폐쇄증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심한 경쟁 스트레스로 인해 2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망막에 부종이 생기는 중심성 망막증이 증가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망막센터는 이 같은 망막 질환을 8명의 망막 전문의가 정확히 진단.치료하는 것으로 이름나 있다.

노인성 황반변성의 경우 1998년 국내 최초로 망막치환술(상이 맺히는 부위에 건강한 망막을 옮겨 치료함)을 시행했다.

비주다인을 주사한 후 레이저를 쏘아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망막혈관을 제거하는 광역학치료법이나 신생 망막혈관 증식을 억제하는 아바스틴 루센티스 등을 안구에 주사하는 치료법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가장 많이 실시해왔다.

수술 또는 안구 내 주사로 치료한 실적이 노인성 황반변성은 연간 1400여건,당뇨병성 망막증 500여건,망막박리는 200여건에 달한다.

망막질환의 원인질환인 당뇨병,고혈압,만성 신장병 등을 관련 전문의의 협진시스템으로 원활하게 치료하고 있는 것도 이 센터의 장점이다.

고형준 안과 교수는 "실명은 대개 망막의 손상에서 비롯되는 만큼 조기진단에 이은 집중치료가 중요하다"며 "아직까지 손상된 망막세포를 재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나와 있지 않아 금연,성인병 예방,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예방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