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최대 '큰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그룹주에 대한 '사자' 움직임을 강화해 주목된다.

준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과 경쟁사인 삼성증권이 주요 매수 대상에 올랐고 제일모직은 삼성 측 지분율보다 더 많은 주식을 보유중이다.

증시 일각에선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란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그보다는 고공비행으로 부담이 커진 편입 종목을 일부 교체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삼성그룹주로 손길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준지주사인 삼성물산 매집

최근 2~3개월간 미래에셋은 삼성그룹 계열사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2일에도 삼성물산 419만8291주(지분율 2.69%)를 추가 취득,지분율이 5.89%에서 8.58%로 확대됐다고 공시했다.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 지주회사로 낙점받을 가능성이 큰 회사로 꼽힌다.

경쟁사인 삼성증권 지분율이 10%를 넘기며 주요 주주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은 지난달 삼성증권 136만4361주(2.04%)를 매수해 지분율을 9.36%에서 11.40%로 높였다.

또 최근엔 4년째 횡보 중인 삼성전자에도 입질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호텔신라의 경우 10% 넘는 주식을 보유 중이다.

제일모직 지분율은 10.3%로 한국투신운용과 최대주주 자리를 다투고 있다.

삼성카드 삼성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을 합친 삼성 측 지분은 7.49%에 그치고 있어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미래에셋의 삼성 주식 매집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가 부담이 높아진 편입 종목을 일부 교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풀이했다.

김은수 PCA자산운용 본부장은 "저평가된 우량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그간 정보기술(IT)주 부진으로 덜 올랐던 삼성그룹주에 대한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이라며 "특별한 의도를 가진 매수로는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삼성계열사인 호텔신라 지분율을 13.94%에서 11.38%로 낮췄다고 공시해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미래에셋 펀드,수익률도 최고

미래에셋은 삼성그룹주 외에도 10월 중 한진 GS건설 동양제철화학LG 대우자동차판매 등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 펀드들은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한국펀드평가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10월 한 달 수익률에서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주식K-1'은 16.8%로 국내 주식형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은 16.35%,'미래에셋디스커버리플러스주식형(C-A)'이 16.32%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가운데 6개,상위 20개 펀드 중에서는 11개를 미래에셋펀드가 차지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5.44% 올랐다.

운용사별 수익률에서도 미래에셋이 돋보였다.

10월 한 달 동안 미래에셋의 액티브형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12.15%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수익률도 66.59%로 시장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한 증권사 펀드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이 투자를 잘 했지만 막대한 자금으로 매입 종목의 주가를 밀어올려 수익을 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가 수익률 유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광엽/김태완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