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 움직에 대한 박근혜 전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명박 후보와 이 전 총재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그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 박 전 대표가 이 후보 측 이재오 최고위원의 "좌시 않겠다"는 발언으로 격앙돼 있는 와중에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이 가시화 되면서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이 전 총재의 지지층 가운데 기존 박 전 대표 지지층이 상당히 포함됐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양측이 힘을 합할 경우 이 후보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 측에서 박 전 대표 끌어안기에 다급히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이 후보는 2일 박 전 대표가 이 최고위원을 겨냥,"오만의 극치"라고 한 데 대해 "당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 측은 여전히 이 최고위원을 당화합의 걸림돌로 규정하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이 최고위원을 사퇴시키는 것이 당화합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 조건"이라고 했고,유승민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다.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총재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그는 이날 환노위 국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별로 이야기 드릴 일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측근들은 일단 "연대는 없다""백의종군 입장을 바꿀 일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무성 최고위원은 "현재로선 연대는 없다"며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중요한데,결과에 승복하고 민주주의 룰을 지키라는 것이 아직은 우선적 가치"라고 말했다.

'현재로선''아직은' 등의 단서가 달려 있어 여지는 남아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