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가 가시화되는데 대해 이명박 후보 측의 비판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이 후보는 2일 "이 전 총재는 아직도 한나라당이 정권 교체를 하는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상대"라고 밝혔지만，측근들은 "제2의 이인제가 될 것"이라고 하는 등 '창(昌)주저 앉히기'를 위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진해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전 총재가 잘 결정하실 것으로 믿는다"며 "이 전 총재든 박근혜 전 대표든 정권 재창출에 힘을 모을 뜻을 갖고 있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방호 사무총장이 대선자금 문제를 거론하며 이 전 총재를 비난한 데 대해서는 "당직자들이 이 문제에 관해 발언을 자제하는 게 좋다"며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후보는 오후 경남 진주에서 열린 당원교육에선 "지금 한나라당의 승리는 역사의 순리"라며 "이 길을 막는 사람이 있다면 역사를 그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 39명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는 지금껏 지켜온 명분과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제2의 이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불출마를 촉구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전 총재가 막상 탈당하면 상당수 한나라당 성향의 그의 지지층이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후보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덕룡 의원도 "이인제씨의 탈당과 출마로 직접 상처를 받아 누구보다 그런 것을 잘 아는 분이 그런 전철을 밟는다면 국민이 심판하지 않겠느냐"고 단언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