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출마 초읽기? … 측근들 "결심 굳혔다"

측근들 "7일 탈당 8일 대국민 선언 발표할 것"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부 측근들은 이 전 총재가 내주 초에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8일쯤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세론' 대 '범여권 후보단일화' 구도로 관측됐던 대선정국에 '창(昌) 변수'가 끼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출마 굳힌 듯.8일 대국민성명

이 전 총재는 2일 자택에 칩거한 채 여전히 '장고' 중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는 '출마 여부'가 아닌 '출마' 쪽이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평화방송(PBS) 라디오에 출연,"이 전 총재가 오는 7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8일 대국민성명 형식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 전 총재가 고심 결과 민족의 안위를 위해 자신의 한 몸을 희생시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출마키로 결심을 굳혔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이 전 총재를 만났던 정인봉 의원도 KBS라디오 대담에서 "거의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이제는 100%"라고 말했다.

◆출마 결심 왜

이 전 총재가 출마선언을 할 경우 높아진 여론조사 결과가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로 올라선 것 자체가 대의명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002년 대선자금 문제를 거론한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발언이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장 이 전 총재 측 이흥주 특보는 "대선자금 문제가 어떻게 이 전 총재 혼자만의 걸림돌이고 족쇄냐"면서 "이것이 당의 원로를 대우하는 태도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다른 측근도 "당초 고민은 '어떻게 하면 좌파정권을 종식시킬 수 있는가'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언론과 이 후보 측이 '출마냐, 아니냐'로 몰아갔다"면서 "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만들었는지 이 후보 측이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출마 결심의 원인을 이 후보 측에게 돌렸다.

그러나 이 전 총재와 접촉한 일부 인사들은 "이미 올해 초부터 대선출마 얘기를 들었다"는 말도 전했다.

3선을 지낸 한 중진의원은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이 이렇게 가서 되겠느냐'는 얘기를 자주 했다"며 "측근인 이종구 특보도 대선출마를 만류하다가 안되니까 곁을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론조사 반대 많아

이 전 총재의 출마와 관련,여론의 반응은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찬성 의견도 다소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달 28일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이 전 총재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지지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지지하지 않겠다(67.9%)"는 의견이 "지지하겠다(16.6%)"는 의견보다 4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1일 SBS조사에서는 출마 찬성이 36.3%, 반대 55.1로 찬성의견이 이전보다 조금 높아졌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