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시장에서 작품값이 한때 호당(22.7×14㎝) 1000만원까지 치솟았던 50대 스타작가 오치균씨의 작품 '사북의 겨울(108×162㎝ : 1998년작)'과 '감나무가 있는 집(67×100㎝ : 2000년작)'이 처음으로 해외 경매시장에 진출한다.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 한국사무소(지사장 배혜경)는 4일 오치균을 비롯해 백남준 김창열 전광영 김동유 홍경택 등 한국 작가 31명의 작품 52점이 오는 25일 홍콩크리스티에서 열리는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에 출품된다고 밝혔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한국 작가가 소개되는 것은 2004년 10월 이후 일곱 번째이지만 출품 작가 수로는 이번이 가장 많다.

지난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홍경택의 작품 '연필Ⅰ'이 7억7000만원에 팔리는 등 국내 작가 26명의 작품 40점 중 39점(낙찰총액 29억원)이 낙찰됐다.

이번 경매에서는 한국 중국 뿐만 아니라 일본(72점),인도(25점)의 현대작가 작품 327점이 함께 선보일 예정이어서 어느 나라 작가의 작품이 많이 팔리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정가 2억4600만∼3억4440만원에 출품된 백남준의 1970년대작 '라이트형제(173×403×56㎝)'는 국내 작가 출품작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에 경매에 부친다.

이 작품은 나무 상자 속에 설치된 텔레비전과 자전거 바퀴를 결합시켜 '인간은 날 수 있다'라는 라이트 형제의 신념을 설치미술로 형상화한 것이다.

국제 경매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오치균의 '사북의 겨울'과 '감나무가 있는 집' 추정가는 각각 8600만~1억2300만원,4000만~5000만원으로 매겨졌다.

이 밖에 한국 출품 작가는 강형구 김은진 데비 한 민병헌 박민준 박선기 신동원 신영미 송명진 송진화 오순환 윤병락 이다 이정웅 이병호 이호련 이환권 임태규 정보영 최병진 최소영 최영걸 한운성 황순일 등이다.

배혜경 크리스티 한국지사장은 "이번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는 일본 현대미술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 작가의 추정가는 해외 아트페어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출품작은 오는 22∼24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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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