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이회창, 대권 3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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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지 못한 회한이 어찌 없겠습니까만,깨끗이 물러나겠습니다.
당은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지만 여러분이 뭉치면 희망의 새 길을 찾아낼 수 있는 만큼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오.대한민국의 국가안보 및 경제안정을 지키는 파수꾼이 돼야 합니다."
2002년 12월20일.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 번씩이나 눈물을 흘리면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대쪽 같은 강직한 성품과 곧은 소신을 트레이드마크로 두 번씩이나 대권에 도전했고,모두 박빙의 승부 끝에 고배를 마시며 여의도 정치권을 떠난 것이다.
5년 뒤인 2007년 11월.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이 전 총재의 정치권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한다.
측근들은 이 전 총재가 조만간 한나라당을 탈당,대권도전을 선언할 것이라며 '대권 삼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대선정국도 이명박-정동영 간 양자대결에서 다자구도(이명박-이회창-정동영)로 지각변동할 조짐이다.
'좌파 정권을 종식시키는 확고한 정권교체를 이루자'는 게 이 전 총재의 대권 도전 명분.이를 위해 '스페어(Spare) 후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김경준 사건과 도곡동 땅 등 각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낙마가 예상되기 때문에 또다른 후보가 필요하다는 희한한 논리가 동원되고 있다.
한 마디로 이 후보가 미덥지 못하다는 뜻이다.
당사자인 이 전 총재는 지난 2일 밤 "조용히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한인옥 여사와 함께 서울 서빙고동 자택을 떠나 지방 모처에 머물고 있다.
측근들은 "가부간 정리를 하기는 해야 한다"며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한다.
이 전 총재는 결단에 앞서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은 이번 대선과정을 통해 정당정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월 말 박근혜 전 대표는 이 후보와의 경선에서 패배를 깨끗하게 선언하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박 전 대표의 승복연설을 계기로 한나라당은 '차떼기당''탄핵당'의 오명을 씻으며 비로소 환골탈태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또한 이명박 후보가 얻고 있는 50%대의 높은 지지율은 '경제안정을 지키는 파수꾼'을 뛰어넘어 '경제성장'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치를 반영한 객관적인 수치임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 전 총재의 5년 전 바람대로 한나라당은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의 새 길'을 찾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총재의 탈당과 대권도전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합리화되지 않는다.
신한국당을 인수해 본인이 직접 만든 한나라당을 스스로 걷어차 버릴 경우 그나마 쌓아온 '대쪽'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무너지고,'무원칙 무소신'의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찍힐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올초 한나라당을 탈당해 범여권으로 간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모습을 거울 삼아야 할 것이다.
이 전 총재의 정치권 흔들기가 국민들에게 '노욕'으로 비쳐질 수 있다.
오죽했으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국민의 개탄과 분노를 자아내는 역사의 코미디"라고 했을까.
김형배 정치부장 khb@hankyung.com
당은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지만 여러분이 뭉치면 희망의 새 길을 찾아낼 수 있는 만큼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오.대한민국의 국가안보 및 경제안정을 지키는 파수꾼이 돼야 합니다."
2002년 12월20일.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 번씩이나 눈물을 흘리면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대쪽 같은 강직한 성품과 곧은 소신을 트레이드마크로 두 번씩이나 대권에 도전했고,모두 박빙의 승부 끝에 고배를 마시며 여의도 정치권을 떠난 것이다.
5년 뒤인 2007년 11월.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이 전 총재의 정치권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한다.
측근들은 이 전 총재가 조만간 한나라당을 탈당,대권도전을 선언할 것이라며 '대권 삼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대선정국도 이명박-정동영 간 양자대결에서 다자구도(이명박-이회창-정동영)로 지각변동할 조짐이다.
'좌파 정권을 종식시키는 확고한 정권교체를 이루자'는 게 이 전 총재의 대권 도전 명분.이를 위해 '스페어(Spare) 후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김경준 사건과 도곡동 땅 등 각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낙마가 예상되기 때문에 또다른 후보가 필요하다는 희한한 논리가 동원되고 있다.
한 마디로 이 후보가 미덥지 못하다는 뜻이다.
당사자인 이 전 총재는 지난 2일 밤 "조용히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한인옥 여사와 함께 서울 서빙고동 자택을 떠나 지방 모처에 머물고 있다.
측근들은 "가부간 정리를 하기는 해야 한다"며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한다.
이 전 총재는 결단에 앞서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은 이번 대선과정을 통해 정당정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월 말 박근혜 전 대표는 이 후보와의 경선에서 패배를 깨끗하게 선언하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박 전 대표의 승복연설을 계기로 한나라당은 '차떼기당''탄핵당'의 오명을 씻으며 비로소 환골탈태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또한 이명박 후보가 얻고 있는 50%대의 높은 지지율은 '경제안정을 지키는 파수꾼'을 뛰어넘어 '경제성장'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치를 반영한 객관적인 수치임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 전 총재의 5년 전 바람대로 한나라당은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의 새 길'을 찾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총재의 탈당과 대권도전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합리화되지 않는다.
신한국당을 인수해 본인이 직접 만든 한나라당을 스스로 걷어차 버릴 경우 그나마 쌓아온 '대쪽'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무너지고,'무원칙 무소신'의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찍힐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올초 한나라당을 탈당해 범여권으로 간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모습을 거울 삼아야 할 것이다.
이 전 총재의 정치권 흔들기가 국민들에게 '노욕'으로 비쳐질 수 있다.
오죽했으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국민의 개탄과 분노를 자아내는 역사의 코미디"라고 했을까.
김형배 정치부장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