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대박'이지요.

백두산에,개성에,금강산 비로봉까지 원하던 걸 한번에 다 얻어냈으니….대북 관광사업은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3일 서울 적선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현대그룹 인사는 이번 현정은 회장의 방북 성과를 설명하며 들떠 있었다.

금강산-백두산-개성의 '트라이앵글 관광' 시대를 열게 된 만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북 관광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백두산 관광 실시 합의는 지난달 남북 정상이 맺은 '10.4 선언'의 첫 번째 결실이라는 점에서 현재 논의 중인 다양한 대북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백두산.개성관광 어떻게

내년 5월 시작되는 백두산 관광의 이동수단은 항공기다.

직항로를 이용하면 1시간~1시간30분 걸려 서울에서 백두산 삼지연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삼지연공항에서 천지까지는 셔틀버스로 40분이면 충분하다.

중국쪽에서 백두산을 둘러보는 기존 관광상품(인천~옌지 약 2시간30분,옌지~백두산 육로 이동 약 5시간)에 비해 상품 경쟁력이 뛰어나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삼지연공항을 둘러본 결과 150~200명을 태울 수 있는 보잉 737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숙박시설은 현지에 마련된 베개봉 호텔과 소백수 초대소 등이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에 직접 점검한 결과 당장 사용해도 문제 없을 정도로 양호한 상태였다고 현대아산은 설명했다.

현대아산은 항공기 및 숙박시설 수용 능력 등을 감안해 한번에 150~200명씩 내보낼 계획이다.

일정은 최소 1박2일에서 최대 3박4일까지 다양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광 코스로는 천지 및 삼지연뿐 아니라 내곡온천 리명수폭포 천군바위 보천보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 패키지 상품 가격은 3박4일 기준으로 기존 중국 경유 상품보다 다소 비싼 1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개성관광은 이미 개성공단 및 개성 지역 사찰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부분적으로 실시해왔던 만큼 12월 초에 시작해도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게 현대아산의 설명이다.

현대아산은 만월대 선죽교 고려왕릉 박연폭포 등을 당일에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관광료는 10만원대 후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성 확보가 관건

이번 백두산 관광 실시 합의는 남북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북측의 갑작스런 태도 돌변으로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백두산 관광은 계절적 한계로 인해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11월부터 4월까지는 삼지연공항의 활주로가 얼어버리는 탓에 관광 가능 기간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이에 따라 삼지연공항 활주로가 얼어버리는 겨울철 백두산 접근 방법과 백두산에 마련된 스키장을 활용하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겨울 관광이 어려운 것으로 결론날 경우 현대아산이 각종 투자비를 관광요금에 얹히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중국 경유 상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관광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