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가족행복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자신의 대선 구호인 '가족행복'이라는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본격 나섰다.

'선대위 속의 선대위'로 불리는 가족행복위는 정 후보의 핵심 선거조직으로,정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팬 클럽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을 비롯한 지지자들이 모두 결합했다.

정 후보는 이날 출범식에서 "대통령이 되면 서민 가장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일자리 불안과 노후 불안,사교육 불안,주거 불안 등 4대 불안을 해결해 가족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또 △대통령 사면권 제한 △차명거래 처벌 강화 △공직자 부패수사처 설치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시설과 정당의 내부 고발자 범위 확대 등 '클린 대한민국 만들기' 5대 공약도 발표했다.

◆유권자 참여형 선거운동=가족행복위는 일자리본부 등 9개 정책본부와 이를 실행할 5개 실행본부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정 후보와 한명숙ㆍ천정배 의원,추미애 전 의원이 공동으로 맡았다.

가족행복위 활동의 초점은 '유권자 참여'에 맞춰져 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유권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1 대 1로 피드백하는 데 역점을 뒀다.

우선 '행복엽서'를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정책과 의견을 듣고,이를 '행복배달부'가 시ㆍ군ㆍ구별로 설치된 '행복우체국'에 전달한다.

정통들 회원 대부분과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행복배달부들은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는다.

행복배달부 1호에는 정 후보가,2호에는 부인 민혜경씨가 위촉됐다.

행복엽서는 '네티즌 평가단'에 의해 일차적으로 걸러진 뒤 학계 인사와 분과별 의원들로 구성된 행복평가단의 점검을 거쳐 실제 공약에 반영된다.

행복엽서는 사이버공간인 '내가 만드는 행복한 세상'(www.내세상.com)을 통해서도 접수가 가능하다.

가족행복위는 또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걱정마요 송(song)'과 '행복 딱춤'도 선보인다.

'걱정마요' 노래는 휘파람 소리와 함께 '돈트 워리,비 해피(Don't worry,Be happy)' 가사가 반복되는 팝송을 개사한 것이다.

'행복 딱춤'은 손가락을 딱 부딪쳐 소리를 내면서 추는 춤으로,정통들 핵심 활동가 3000명과 전국 지지자들이 딱춤으로 선거운동의 통일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선거법 위반 논란=정 후보 측 시나리오대로라면 자원봉사자인 행복배달부들은 지역별로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게 된다.

현행 선거법상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 행복배달부의 활동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정 후보 측이 내세운 핵심 의사소통 수단인 행복엽서도 선거법 위반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선거법 93조는 후보자를 지지ㆍ추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각종 문서 등을 배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