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이 교육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학교 교육에 IT가 접목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교육 방법이 등장하면서 학생들의 학업 능력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한 '제3차 정보화 교사 포럼(Innovative Teachers Forum)'에서는 56개국에서 초·중·고 교사 및 정부 관계자 400여명이 참가해 IT와 교육이 접목된 다양한 교육 방법들을 소개했다.

한국에선 청각장애 아동 교육 소프트웨어 '말친구'를 개발한 충주성심학교 조용남 교감과 부산 안진초등학교 이상범 교사가 참석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박범주 부장은 "정보화 교사 포럼은 학교 교육에 IT를 활용한 각국 사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 배동윤 연구사는 "한국의 우수 사례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이 포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컨테이너 박스가 학교다


과거엔 학생들이 학교로 수업을 받으러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학교가 움직인다.

최근 크루즈 선박을 이용한 '선상 MBA 강의'가 각광 받고 있는 것처럼 IT가 발달하면서 학교가 학생들을 찾아가는 경우도 생겼다.

인도에선 어려운 화학 수업을 보다 재미있게 진행하기 위해 화학 강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시스템이 농촌 지역을 찾아가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2년 전부터 컨테이너 박스에 IT 시스템을 갖춰 놓고 역사 유적지를 돌며 강의하는 학교들도 생겨나고 있다.

◆교육에도 IT 르네상스


IT가 교육에 접목되면서 학생들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과거 교육이 교사의 '일방적' 수업이었다면 이제는 수업에 학생 의견이 적극 반영되는 '쌍방향' 수업이 일반화됐다.

브라질의 카티 라모스 교사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를 활용,전자 선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 선거에 이용되며,학내 주요 사안에 대한 의견수렴 창구로 활용된다.

프랑스의 세바스찬 카탈라 교사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지리 수업에 도입,학생들이 PDA와 노트북 PC로 학교 주변 환경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관련 지도를 만들도록 유도해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인성 교육과의 조화가 관건


IT가 교육에 적극 활용되는 것은 학습 효과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지만 '컴퓨터 중독'이나 '학부모와의 대화 단절' 등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해법은 있다.

덴마크에서는 종이 위에 글을 쓰는 것처럼 간편한 '원노트(OneNote)'란 프로그램을 장애 아동 교육에 도입,IT 지식이 없는 학부모도 손쉽게 학교에서 진행 중인 자녀 교육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

헬싱키(핀란드)=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