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사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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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英 珠 < 사법연수원 교수·검사 lyj1@scourt.go.kr >
지금 사법연수원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다.
교수실에서 넓은 창으로 바라보는 청명한 가을하늘과 그 아래 펼쳐진 잔잔한 호수,그 주위에 화려하게 물든 나무들이 눈부시다.
그리고 사법연수원 1층 로비도 그에 못지 않다.
사법연수원은 지난 8월 포토갤러리 '미네르바'를 개관했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조근호 사법연수원 부원장님과 사법연수생들이 법률 공부로 감성이 메마르기 쉬운 점을 염려한 손기식 사법연수원장님의 지원으로 1층 로비 한 쪽에 마련됐다.
미네르바는 최근 여름을 떠나 보내면서는 '여행과 나'란 주제로 사법연수생과 교직원을 상대로 한 사진 콘테스트를 열었다.
연수생이 1000여명에 이르다 보니,각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이들이 많다.
사진도 예외가 아니어서,접수한 수백장의 사진 중에서 추리고 추려 주옥 같은 작품 42점을 지난 10월 중순부터 한 달간 전시하고 있다.
환하게 밝혀진 로비를 오고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처음 내게는 생소하기 짝이 없는 사진갤러리 업무를 과외로 맡게 됐을 때 막막해서 한숨만 나왔다.
신혼여행 때 찍은 사진조차 방치했다가 첫 애 돌이 한참 지난 후에야 인화했을 정도로 사진에 무관심한 편이었으니….그렇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갤러리를 마련하고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조금씩 배우고 주워 들어 뒤늦게나마 사진에 대해 깨쳐 나가는 중이다.
사진은 투명한 렌즈처럼 정직하다.
그 사람이 어디에 다녀왔는지,무엇을 보았는지,심지어 누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솔직하게 전해준다.
사진 찍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익히고,실천하는 사람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직성을 찾을 수 있다.
사진은 정직하지만,여과 없이 현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빛과 색채를 만나서 세상을 한층 아름답게 보여준다.
미네르바를 개관하기 전,초대전 작가인 조세현 선생의 스튜디오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 펑퍼짐하고 촌스러운 아줌마인 내가 거울에는 근사하게 비쳐져 깜짝 놀랐다.
그것이 조명과 배경색의 효과라는 것을,백화점에서 마음에 쏙 들어 사온 옷을 집에서 다시 입어 보면 느낌이 다른 것도 이 같은 이유란 것을 그때 알았다.
실제로 사진 작품 속 모델,피사체는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돋보인다.
그것은 사진이 현상을 왜곡해서가 아니라 빛과 색채를 이용해 피사체의 개성과 장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 찍기는 상대방을 비판하기보다 긍정하고 칭찬하는 행동이고,우리가 지향할 만한 삶의 방식과 통한다.
깊어가는 가을,주변을 사진 찍는 마음으로 돌아보며 지내고 싶다.
지금 사법연수원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다.
교수실에서 넓은 창으로 바라보는 청명한 가을하늘과 그 아래 펼쳐진 잔잔한 호수,그 주위에 화려하게 물든 나무들이 눈부시다.
그리고 사법연수원 1층 로비도 그에 못지 않다.
사법연수원은 지난 8월 포토갤러리 '미네르바'를 개관했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조근호 사법연수원 부원장님과 사법연수생들이 법률 공부로 감성이 메마르기 쉬운 점을 염려한 손기식 사법연수원장님의 지원으로 1층 로비 한 쪽에 마련됐다.
미네르바는 최근 여름을 떠나 보내면서는 '여행과 나'란 주제로 사법연수생과 교직원을 상대로 한 사진 콘테스트를 열었다.
연수생이 1000여명에 이르다 보니,각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이들이 많다.
사진도 예외가 아니어서,접수한 수백장의 사진 중에서 추리고 추려 주옥 같은 작품 42점을 지난 10월 중순부터 한 달간 전시하고 있다.
환하게 밝혀진 로비를 오고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처음 내게는 생소하기 짝이 없는 사진갤러리 업무를 과외로 맡게 됐을 때 막막해서 한숨만 나왔다.
신혼여행 때 찍은 사진조차 방치했다가 첫 애 돌이 한참 지난 후에야 인화했을 정도로 사진에 무관심한 편이었으니….그렇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갤러리를 마련하고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조금씩 배우고 주워 들어 뒤늦게나마 사진에 대해 깨쳐 나가는 중이다.
사진은 투명한 렌즈처럼 정직하다.
그 사람이 어디에 다녀왔는지,무엇을 보았는지,심지어 누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솔직하게 전해준다.
사진 찍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익히고,실천하는 사람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직성을 찾을 수 있다.
사진은 정직하지만,여과 없이 현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빛과 색채를 만나서 세상을 한층 아름답게 보여준다.
미네르바를 개관하기 전,초대전 작가인 조세현 선생의 스튜디오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 펑퍼짐하고 촌스러운 아줌마인 내가 거울에는 근사하게 비쳐져 깜짝 놀랐다.
그것이 조명과 배경색의 효과라는 것을,백화점에서 마음에 쏙 들어 사온 옷을 집에서 다시 입어 보면 느낌이 다른 것도 이 같은 이유란 것을 그때 알았다.
실제로 사진 작품 속 모델,피사체는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돋보인다.
그것은 사진이 현상을 왜곡해서가 아니라 빛과 색채를 이용해 피사체의 개성과 장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 찍기는 상대방을 비판하기보다 긍정하고 칭찬하는 행동이고,우리가 지향할 만한 삶의 방식과 통한다.
깊어가는 가을,주변을 사진 찍는 마음으로 돌아보며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