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ㆍ삼성 '진실공방'…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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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및 검찰,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전직 삼성그룹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검찰 및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거듭 제기하자,그동안 공식 대응을 자제해왔던 삼성그룹이 김 변호사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해명자료를 내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 변호사는 5일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삼성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2차 폭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변호사는 "현직 검찰 최고위급 간부 가운데 삼성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이들의 명단을 갖고 있다"며 "검찰뿐 아니라 국세청,금감원,재경부 등의 인사들도 삼성의 로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로비에 쓰인 돈의 출처는) 삼성그룹이 60여개 계열사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이라며 "비자금을 관리하는 차명계좌를 소유한 임원 명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 형성 과정을 담은 삼성 내부 문건을 갖고 있다"며 "에버랜드 CB(전환사채) 편법 증여는 증거와 진술이 조작된 게 명백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당초 이날 밝히겠다고 공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 증식 과정과 이른바 '떡값 검사 리스트'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삼성그룹은 이날 김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하는 A4용지 25쪽 분량의 해명자료를 냈다.
삼성 측은 "삼성의 발전과 장래를 염려하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뜻을 헤아린다 하더라도 근거 없는 허위 폭로가 잇따르고 억측과 오해가 확산돼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며,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위협받고 있다"며 "김 변호사의 폭로는 차명계좌가 존재한다는 것 외에는 모두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먼저 김 변호사가 주장한 차명 비자금 계좌와 관련,"김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는 오너나 회사와는 관계 없는 특정 개인의 재산"이라며 "이 계좌 외에 회사와 관련된 차명계좌는 단 하나도 없다"고 부인했다.
삼성은 또 '(삼성이) 부장검사급 이상 검찰 간부 40여명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건넸다'는 김 변호사의 주장과 관련,"김 변호사는 1997년 당시 현직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 입사한 케이스여서 예우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었기 때문에 로비를 지시할 사항이 아니었다"며 "회사에서 로비를 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에버랜드 편법 증여 사건 진술 조작'과 관련해서도 삼성은 "에버랜드 사건은 1ㆍ2심 재판에서 피고인과 변호사들이 사실관계에 관한 다툼이 거의 없이 검찰 주장대로 확정된 상태"라며 "피고인을 바꿔치기했다거나 검찰 조사실과 같은 방을 꾸며 수사에 대비했다는 김 변호사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태웅/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