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의미있는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이 절실합니다."

김현무 SK에너지 상무(석유개발사업부장)는 글로벌 에너지 전쟁에서 국내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해법으로 M&A를 제시했다.

그는 "해외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않으면 어떠한 석유.화학 기업도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다"며 "에너지 부문은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메이저급 기업을 키워내야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안보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특히 "국내 기업들도 이젠 해외 유전에 대한 단순한 지분 투자보다는 유정을 확보한 기업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기"라며 "해외 유전 지분에 대한 직.간접 투자는 자주개발률 측면에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SK에너지는 카자흐스탄 페루 등에서 운영권자 사업을 해오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직접 지분 인수 비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향후 하루 5000~1만배럴 정도 생산이 가능한 유정을 확보한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이와 함께 규모의 경제를 이끌 수 있는 자원개발 전문 인력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의 석유개발 전문 인력이 3500여명에 달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고작 250여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

그는 "SK는 지질학 지구물리학 석유공학 등 여러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며 "사업관리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법률 및 회계 전문가도 함께 양성할 방침"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인 보완이 시급하다고 김 상무는 강조했다.

그는 "탐사과정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신규 투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성공불융자 등 기존의 정책자금 지원 방식 역시 기업들의 투자 능력을 면밀히 검증해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불융자란 기술개발 단계에서 자금을 집중 지원하되 성공하면 원리금과 특별부담금을 징수하고 실패하면 원리금을 대폭 또는 전부 감면해 주는 제도.리스크가 높은 산업 분야의 개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일정 정도의 위험을 분담하는 형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