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의 이명박 후보에 대한 압박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측근들은 6일 이재오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 제기에 이어 당권ㆍ대권 분리 문제 및 공천권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사실상 당권 보장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이 후보 측은 공식적인 반응은 삼갔지만 "당을 접수하려는 음모"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어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유승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경선이 끝나고 두 달 반이 지났지만 이긴 쪽에서 모든 것을 독점하고 패배한 쪽을 배척했으며 그 핵심에 이 최고위원이 있었다.

그가 사퇴하는 것이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며 "그것을 안 하면 앞으로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또 "(선거 기간에)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맞지만，대선이 끝나고는 독재ㆍ독점을 막기 위해 당권ㆍ대권 분리를 오래 전부터 규정했다"며 "이 후보 측에서 당의 화합을 위해 진정성 있는 가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측근 의원은 "공천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줘야 일이 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박희태 의원은 이날 "후보 사퇴는 이야기하지 않더냐"면서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친이계'인 차명진 의원은 "의원들은 여당의 음해와 공작에 맞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지도부는 벌써 총선을 생각해서 지분 싸움을 하고 있으니 분통 터질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 측 한 의원은 "박 전 대표 측이 경선 이후 뒤로 빠져 있다가 이 전 총재 출마설이 나오니까 아예 당을 접수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