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도박에 빠지고 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관광 부흥' 등을 내걸고 도박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도박 중독이란 어두운 그림자도 커지고 있다.

6일 타임 인터넷판에 따르면 마카오 정부가 2002년 카지노 면허를 추가로 발급한 뒤 마카오의 카지노 수는 27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마카오는 지난해 도박산업으로 69억5000만달러를 벌어들여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도박의 메카'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인들의 해외 나들이는 아시아 도박산업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경기호황으로 흥청거리는 중국인들에겐 '홍콩에서 쇼핑하고 마카오에서 도박하는' 해외 여행 상품이 인기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2012년까지 아시아 지역 카지노산업 규모는 현재의 세 배인 연 448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도박산업이 황금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아시아에서 카지노 건설 붐이 일고 있다.

베트남은 2009년 호찌민시 인근에 40억달러 규모의 호화판 카지노 리조트를 개장할 예정이다.

필리핀 정부도 40만㎡에 달하는 마닐라만 인근 부지에 대규모 카지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회교국인 카자흐스탄도 카프차가이에 300억달러를 들여 '아시아판 라스베이거스'를 건설, 중국 부호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만 태국 싱가포르 일본 등도 카지노 장사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릴린치는 "도박 관련 업체들이 향후 4년간 아시아시장에 약 71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들 아시아 국가는 외화벌이에만 취해 도박산업이 키우는 도박 중독증이란 병폐에 대해선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마카오의 경우 도박 중독자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상담 및 치료기관은 3개에 불과하다.

도박 중독 전문가인 사회학자 레이첼 볼버그는 "일반적으로 카지노가 하나 들어서면 5년 이내에 지역 내 도박 중독자 비율이 3~4배가량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