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물가 급등세에 대해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려를 나타냈다.

경기 상승세는 여전하지만 공급과 수요 양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돼 겨우 살아난 경기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KDI는 6일 발간한 '1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인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라며 "전반적으로 높은 생산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재고증가세도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생산.재고 순환 측면에서도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그러나 "10월 소비자물가가 3.0% 상승해 전월(2.3%)보다 상승세가 크게 확대됐다"며 "소비자물가의 급등은 채소류를 중심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석유류를 중심으로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세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최근의 유가 상승을 감안할 때 높은 물가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석하 KDI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나 원자재값 상승으로 기업의 생산비가 늘어나면서 물가에 영향을 주는 '비용 인상(cost-push) 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이는 통화량 조절을 통한 물가 관리가 먹히지 않는 등 '백약이 무효'라는 점에서 향후 경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서는 최근 경제성장세 회복과 대통령선거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심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 회복은 반길 일이지만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마냥 좋아할 수만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총수요가 늘어나 또 다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소가 지난달 11~16일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소비자태도지수가 53.4로 지난 3분기(51.2)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2006년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2분기 연속 기준치(50)를 넘어섰다.

연구소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소비자태도지수는 현재와 미래의 생활형편과 경기 등에 대한 소비자 판단을 수치화한 것으로 소비자태도지수가 50을 넘는다는 것은 앞으로의 소비 및 경기에 대한 예상이 긍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차기현/황경남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