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는 7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이 전 총재의 등장으로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의 한판 승부 의미가 분명해졌다"며 "이 전 총재를 상대로 역사의 퇴행을 막기 위해 분연히 싸워서 이기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양식은 옳고 그름의 기준이고 상식은 사회적 통념이라고 볼 때 (이 전 총재의 출마는) 두 가지에 다 어긋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범여권이 민심을 얻었다면 이런 결과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책임감이 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명박 대세론은 어제로 끝이 났으며 오늘부터 6주간의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가능하면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나 세력 통합을 만들어낼 작정"이라면서 "민주당 창조한국당 신당이 우선 후보 통합의 대상이 될 것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말해왔다"고 못박았다.

이어 자신이 제안한 '반부패 미래사회 연석회의'에 민노당이 포함된 데 대해 "연석회의의 대상이며 후보 통합 대상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신당과 민주당 사이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물밑에서 활발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신당은 당내에 비공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이인제 민주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를 상대로 비공식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후보 측 이강래 상임선대본부장이 박상천 민주당 대표에게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면담을 여러 차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 지도부와 이 후보에게 단일화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신국환 의원은 이날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에 대한 이 후보와 당의 의지가 약하다"며 탈당했고,최인기 원내대표도 성명을 통해 후보 단일화 대열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최 원내대표와 또 다른 호남권 현역 의원은 후보 단일화를 위해 탈당도 불사하겠다며 박 대표에게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반부패 연대 상대로 거론되는 문 후보는 "반부패 연대와 후보 단일화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문 후보 측 김헌태 정무특보는 "정작 단일화를 하고 나면 '묻지마 단일화'라는 비판이 제기될 텐데 그런 비난을 무릅쓰고 어설픈 단일화를 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