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규칙이 내년 1월1일자로 일부 개정된다.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골프규칙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곳은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USGA는 미국과 멕시코를,R&A는 그밖의 지역 골프를 관장한다.

두 기구는 4년마다 규칙을 개정해오고 있는데,이번에는 벌타 규정을 완화하고 일부 조항은 개념을 분명히 하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골퍼들의 관심이 많은 부문을 조항별로 살펴본다.

△해저드에서 자신의 볼인지 식별하기 위해 볼을 집어들수 있다(규칙 12-2,15-3)

지금까지 해저드(벙커ㆍ워터해저드)에서는 볼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만 있었지,그 볼이 자신의 볼인지 아닌지 식별하기 위해 집어올릴수 없었다.

예컨대 볼이 모래속에 박혀 보이지 않을때 모래를 헤쳐 볼 윗부분만 살짝 보이면 그 볼이 자신의 볼인지,동반플레이어의 볼인지 식별하는 절차없이 쳐야 한다.

식별하기 위해 집어올리면 벌타가 따른다.

그린에 올라가서 보니 친 볼이 동반플레이어의 볼이었다면 자신의 볼을 찾아 다시 치면 된다.

해저드에서는 오구를 쳐도 벌타가 없었던 것.

그러나 내년부터는 해저드에서도 볼을 식별하기 위해 집어올릴수 있다.

자신의 볼인지 아닌지,식별을 한뒤 샷을 할수 있게 된 것.그에따라 해저드에서 '오구'를 칠 경우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2벌타,매치플레이에서는 그 홀의 패를 당하게 된다.

볼을 식별할수 있는데도 오구를 쳤으니,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제임스 T 번치 USGA 규칙위원장은 "볼이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거나,볼이 동반플레이어의 플레이선상에 있을 경우 이미 해저드내에서도 집어올릴수 있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벙커에서 자신의 볼인지 식별하지 않고 쳐서 OB가 날 경우 그 볼이 누구 것인지도 모른채 플레이어가 결과를 고스란히 안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이 조항 개정이유를 밝혔다.

△자신이 친 볼에 맞으면 2벌타대신 1벌타만 받으면 된다(규칙 19-2)

플레이어가 친 볼이 플레이어 자신이나 파트너(팀 경기에서 같은 편),자신 또는 파트너의 캐디나 장비에 맞을 경우 지금까지는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2벌타,매치플레이에서는 그 홀의 패가 선언됐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두 경기 방식 모두 1벌타만 받으면 된다.

친 볼이 높은 벙커턱을 맞고 벙커에 있는 플레이어를 맞히거나,나무 등을 맞고 플레이어에게 되돌아와 맞을 경우 억울하기 짝이 없다.

그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개정이라고 볼수 있다.

지난 2003년 마스터스때 이런 일이 있었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던 제프 매거트(미국)가 4라운드 3번홀(길이 350야드)에서 티샷을 그린앞 벙커에 빠뜨린 뒤 두번째 샷을 했다.

그런데 친 볼은 높은 턱을 맞고 튕겨나와 매거트의 몸에 맞고 말았다.

당연히 2벌타가 따랐다.

단독선두를 달리던 매거트는 그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리더보드 상위권에서 사라지는 불운을 겪었다.

△규정에 맞지 않는 클럽으로 플레이할 경우 실격에서 면제된다(규칙 4-1)

지금까지는 플레이어가 규정에 맞지 않는 클럽을 갖고 경기에 나서기만 해도 실격을 당했다.

그 조항을 완화,내년부터는 홀당 2벌타,라운드당 최다 4벌타를 받는 것으로 끝난다.

이는 14개를 초과하는 클럽을 갖고 나갈 경우와 같은 벌타다.

△기타

거리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어드바이스'로 보지 않는다고 수정했다.

또 '잘못 교체된 볼'(오구)로 '오소 플레이'를 할 경우 '2중 벌타'를 받지 않도록 했다.

또 지금까지는 퍼트선을 걸터서거나 밟을 경우 2벌타(스트로크플레이)를 받아야 했으나 내년부터는 고의성이 없거나,동반플레이어의 퍼트선을 밟지 않으려고 움직이다가 우연히 밟을 경우 벌타를 받지 않도록 했다.

규칙에 의해 플레이스나 리플레이스를 해야 할 사람이 아닌,다른 사람이 플레이스나 리플레이스를 할 경우 종전엔 2벌타였으나 1벌타로 줄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